유튜브 방송을 이것저것 듣다보면, 앞으로의 세상은 nft, 메타버스 뭐 이런 쪽으로 변해갈 거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가상자산(비트코인?)이나 nft는 아직 직접 경험한 적은 없지만 뭔지 궁금해서 개념이라도 알기 위해 이것저것 찾아 듣고 있고, 메타버스 역시 제페토나 로블록스를 사용한 적은 없지만 개념만이라도 알기 위해 이것저것 듣고 있다.

누군가는 이런 키워드가 다소 허황된 소리, 결제를 위한 키워드, 영업용/상업용 키워드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게 뭔지를 알기 위해 찾아보고는 있다. 이유는 간단한다. 몇 년 전에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빅데이터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여기저기서 빅데이터, 빅데이터라고 말하며 유행어가 되었다. 어느 만화가는 이를 기업 결제용 용어라고 말해서, 많은 사람이 감탄하기도 했다. 그리고 유행어로서 빅데이터는 사라졌다. 그리고 세상은 어떻게 되었는가? 또 몇 년 전에는 4차 산업이라는 용어가 유행했다. 4차 산업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대선후보라면 누구나 4차산업 어쩌고를 할 정도로 마치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처럼 이 용어가 유행했다. 그리고 지금은 이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래서 4차 산업은 유행어로 끝났는가?

이미 다들 알고 있듯, 빅데이터는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되었고, 코로나19를 계기로 4차 산업은 일상(의 일부)이 되었다. 유행어처럼 등장한 용어는 유행어처럼 사라진 것 같지만 사실은 사회의 일부가 되고, 일상이 되어 그냥 스며들어 있게 바뀌었다. 얼추 5년 전인가, 구글은 AI First를 외쳤는데, 지금은 AI가 대세로 변한 시대가 되었다. 그러니까 이런 유행어는 마치 사기를 치기 쉽거나, 새로운 마케팅 용어로 인식되기 쉽지만, 실제 바뀌는 세상을 알려주는 알람 같다. 그래서 nft를 직접 경험하고 있지는 않아도, 메타버스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는 않아도, 일단은 알아가려고 애쓰고 있다. 애인님이 해준 말인데, 사람이 나이가 들면 보수화된다는 것은 나이가 들면서 정치적 입장이 보수화된다기보다 바뀌는 세상을 배우지 않으려고 할 때 보수화되는 것이라고 했다. 너무 정확한 지적이었다. 내 전공을 깊이 알아가는 만큼, 바뀌는 세상을 좀 더 열심히 알아가야 하지 않을까...

큰 계획이 끝나고 나면, 코딩을 배우고 싶다. 사무실에서 교육지원을 받아서 배우면 더 좋겠지만 지원을 못 받는다고 해도 코딩 기본 정도는 배울까 싶다. 사실, 대학 1학년 때, C++ 언어 수업을 교양필수 수업으로 들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어 C학점을 받았는데... 그럼에도 이제는 코딩을 배우고 싶다. 내가 하는 일을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의 초등학생들은 코딩을 기본 교육 과정으로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20년이 지나면 소위 말하는 청년세대는 잘하건 못하건 코딩을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세대가 될 것이다. 그때 나는 코딩을 모르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일이나 '우리 때는 안 배워서 모른다'라는 식의 변명을 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변해가는 세상을 실시간으로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너무 뒤쳐져서 '새로고침'도 못하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달까.


2022/01/03 12:23 2022/01/03 12:23

매우 엉뚱하겠지만, 나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까라는 고민을 한 적이 있다. 한동안은 나름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어렵지 않게 포기할 수 있는 이유가 있었다. 내가 가진 유일한 컨텐츠는 트랜스젠더퀴어 관련 이론이나 운동과 관련한 이야기인데, 이걸 누가 듣겠는가! 솔직히 말해, 나도 관련 유튜브는 언제나 나중에 다시 보기를 설정한 뒤 나아아아아중에 볼 때가 많다. 어쩐지 공부를 하는 기분, 의무감으로 봐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아 미루게 될 때가 많다. 하지만 그렇게 미룬 컨텐츠는 절대 다수가 그냥 재밌다. 그냥 봐도 재밌음에도 의무감이 들 때가 있어 미루게 되는데, 재미도 없고 지겨운 이야기를 누가 듣겠는가. 내가 만들지만 나도 안 보겠다는 판단이 들자, 곧바로 유튜브를 만들겠다는 고민을 접었다. 간단한 결론.

유튜브용은 아닌데, 나는 내가 지금까지 한 모든 강의의 녹음 파일을 가지고 있다. 다시 들은 적은 없지만, 그럼에도 거의 모든 강의를 다 녹음했고, 녹음 파일을 다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언젠가 이걸로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곤 하는데... 쓸데가 없다. 크크크크크크 팟캐스트용으로도 쓰임이 없고 유튜브용으로도 쓰임이 없다. 그냥 하나의 기록으로만 남아 있는 파일인데, 다시 열람할 일도 없다. 그럼 왜 존재하는 파일일까 싶기도 하네. 그런 무쓸모가 나랑 닮아서 보관하고 있나 싶기도 하네.


2022/01/02 12:12 2022/01/02 12:12
01
새해가 되었으니 올해는 1일 1블로깅을 해볼까라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이런 것은 생각이나 계획을 세우기 전에 일단 실천부터 하고 '이런 계획이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맞는 듯... 호호


02
그나저나 블로그는 참 오래 전에 혁신적인 플랫폼이었고 여전히 많은 사람이 사용하지만(구글링하면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의 결과가 상당히 많이 나오니), 어쩐지 매우 낡은 플랫폼이란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곳의 설치 프로그램도 매우 오래된 것이라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낡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은 내게 가장 익숙한 매체이기 때문이리라. 모든 곳이 사라져도 이곳만은 남으리라는 고민으로 만들었고, 그래서 유지하고 있으니...


03
그러고보니 봄이 오면 이곳의 도메인과 호스팅을 연장해야 하는데, 연장할 때마다 이번에는 그만할까라는 고민을 습관처럼 한다. 물론 결국 이번만은 한 번 더 결제한다는 마음으로 연장을 하지만, 생각보다 비용도 은근 부담이라 나는 왜 이곳을 연장하고 있나 싶을 때가 많다. 왜 연장하고 있지? 그럼에도 아직은 이곳을 중단시키지 않은 일이 살면서 그나마 잘한 일이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왜?


04
가끔 어떤 일상의 소소함을 쓰고 싶을 때면, 블로그보다 SNS 계정이 있으면 편하겠다 싶을 때가 있다. 매우 간결하게 쓰고 싶은 내용인데, 그럴 때면 블로깅은 좀 부담스럽달까. 그렇게 쓰지 않고 증발한 글들이 많지만 어쩌겠나, 그렇게 증발할 글이었겠지. 그럼에도 SNS를 이용하지 않아 다행이다 싶을 때가 많다. 그냥 이곳은,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흘러가는 곳이 아니라, 산중 어딘가 숨겨진 작은 움막 같은 느낌이라 편해서다. 그냥 내가 편해서다. 어디와도 연결되어 있지 않고(그럼에도 웹으로 연결되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로 남아 있다는 느낌, 나는 이 느낌이 좋다.


05
좀 이상한 이야기인데, 나는 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한 뒤, 아는 사람 누구 한 명 없을(혹은 나의 가장 소중한 사람 한 명과)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이것은 아주아주 오래 전부터 품었던 간절한 바람인, 그냥 어느날 문득 증발하면 좋겠다는 욕망,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사라지면 좋겠다는 욕망의 또 다른 판본이겠지. 한때는 봄이 올 때마다 이런 욕망이 매우 간절해서 삶이 좀 더 위태로웠고, 지금은 봄이 온다고 해서 꼭 이런 욕망에 휘감기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쑥불쑥 증발하거나 휘발하고 싶은 욕망을 떨칠 수가 없다.


06
새해가 되었으나 새해 소망이나 계획 같은 건 언제나 그렇듯 따로 없다. 그저, 냥이들이 병원 한 번 안 가는 일상이면 좋겠다.



2022/01/01 21:10 2022/01/0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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