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자세한 내용은 링크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모든 내용은 링크의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한 것으로 잘못된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가급적 최근 일주일 이내의 기사를 중심으로 소개하지만 더 오래된 소식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The Lighthouse Foundation(등대재단?)은 시카고의 LGBTQ 단체가 흑인 퀴어의 평등을 위한 어떤 노력을 하는지 알 수 있도록 하는 소울 푸드 브런치를 개최합니다. 2021년 Black Queer Equity Index라는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는데, 이 프로그램은 성소수자 단체가 흑인에게 기회와 대표성을 어떻게 제공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데요, 이 프로그램은 시카고 기반 퀴어 단체가 퀴어 커뮤니티 내부의 인종차별을 다루기 위해 수년 간의 노력을 통해 조직한 것이라고 합니다.


2022년 12월 인도네시아에는 두 가지 주요 뉴스가 전해졌는데요. 하나는 형법(Kitab Undang-Undang Hukum Pidana; KUHP)의 통과로 법을 통해 퀴어 커뮤니티를 범죄화할 가능성이 생긴 것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여러 도시는 반퀴어 규제를 제안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인도의 퀴어 아카이브 Queer Indonesia Archive(QIA)는 사람들이 느끼는 두려움, 불안, 폭력 피해 경험 등을 기록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기록에서 행복과 즐거움을 찾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위 링크에 있으니, 직접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비욘세가 르네상스 월드 투어를 시작하며, 프로그레스 프라이드 깃발을 무대 디자인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암울한 시기에 반가운 소식입니다.
링크로 가서 이미지를 보셔요.


트랜스여성이 성폭력 가해자로 기소되어 9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미국 애틀란타 시장은 애틀란타 지역의 트랜스젠더퀴어 커뮤니티를 위한 $55,000 지원을 제안했습니다. 성인과 청소년 트랜스젠더퀴어를 위한 조직에 배부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미국의 공화당이 주도하는 여러 지역에서 트랜스젠더퀴어를 적대하는 상황에 대한 대응이기도 합니다. 기금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배분된다고 합니다.
- 트랜스젠더퀴어 거주자의 개명 절차를 지원하고 증빙 서류를 고치는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Atlanta Legal AID Society, Inc.에 $10,000 기부
- 애틀란타 최초의 퀴어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한 Destination Tomorrow에 $25,000 기부
- BEAM(Black Emotional and Mental Health Collective)에 $20,000 기부하여 트랜스젠더퀴어를 위한 최대 25개 장학금 지원


맨빌 고등학교 학생의 어머니가, 자신의 아이가 mtf/트랜스여성으로 전환하는 동안 학내에서 발생한 괴롭힘을 학교 당국이 막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군을 고소하였습니다. 올 6월에 졸업 예정이었던 Myles Fitzpatrick는 학교에서의 지독한 괴롭힘으로 작년 11월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미국 미주리 주의회는 2023.05.10. 수요일 트랜스젠더퀴어 청소년의 의료적 서비스를 금지하는 법안, 트랜스 여성이 여성 스포츠팀에 참여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미 호르몬 투여 등을 하고 있다면, 이 법으로 강제 중단될 상황입니다. 일단 민주당과 협상으로 이 법안은 모두 2027년에 만료된다고 합니다.


[위 기사를 보충하는 내용입니다.] 법안은 108-50으로 통과되었습니다. 반대에 표를 던진 의원은 민주당 의원 전부와 공화당 의원 3명입니다. 공화당 의원은 의사인 Jon Patterson 하원 원내대표, 동성애자인 Chris Sander 하원의원, Gary Bonacker 하원의원이었습니다.
의료적 조치와 관련한 법안 통과 이후, 하원은 학생 운동 선수가 출생 시 지정받은 젠더에 따라 경쟁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안을 109-49로 통과시켰습니다. 공화당 의원 Jamie Burger는 이 법안이 여성 운동선수를 돕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버거는 "생물학적 남성은 더 크고, 더 강하고, 더 빠르다"며 "대부분의 여성은 경쟁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클 제프리스가 흑인 LGBTQ 대학생 65명을 인터뷰하고, 책 Black and Queer on Campus를 출판했다는 소식입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흑인 퀴어는 흑인 커뮤니티와 퀴어 커뮤니티 모두에서 배제당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토큰주의는 단체의 이미지만 만들 뿐 토큰이 된 흑인 퀴어에게 더 큰 모멸감과 배신감을 주고, 그 결과 궁극적인 배제의 한 방식이 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마샤 게이 하든은 반LGBT법안에 맛서 싸우기 위한 기금 모금 행사에서 자신의 모든 자녀가 퀴어라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테네시주는 2023년 3월 공원, 학교, 예배 장소와 같은 곳에 1000피트(대략 300미터) 드랙 공연을 금지하는 법을 만든바 있습니다. 이 법은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했는 소송에 따라, 현재는 일시 중단되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사실상 드랙쇼 자체를 금지하는 법을 승인했습니다.


사이디아라비아는 동성애를 사형에 처할 수 있는 국가이며 영화에서 퀴어 표시가 나오면 상영 금지를 하는 국가이지만, 퀴어 여행객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맥주 회사 버드라이트Bud Light는 트랜스젠더퀴어 혐오 물결에 맞서 트랜스젠더 배우 Dylan Mulvaney와 브랜드 파트너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소비자는 버드 라이트 보이콧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글의 저자는 맥주에 대한 보이콧은 퀴어 운동의 한 방법이었다며, 퀴어 저항의 역사를 살피는 동시에 버드 라이트 보이콧을 비꼬고 있습니다. [참고로, 버드라이트의 CEO는 이 파트너쉽을 기획한 담당자를 휴직 조치시키고 딜런의 파트너쉽 행사에 거리를 두는 등 트랜스에 우호적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퀴어 단체, 활동가, 지지나는 CEO의 트랜스 혐오에 가까운 행태에 불매운동을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2023/05/15 09:23 2023/05/1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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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세한 내용은 링크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모든 내용은 링크의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한 것으로 잘못된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 일주일 이내의 기사를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ㄱ. 신간 소개
민나리, 김주연, 최훈진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 대답해도 듣지 않는 학교를 떠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마이아 코베이브. 이현 옮김. [젠더퀴어]

크리스 맬컴 벨크. 송섬별 옮김. [논바이너리 마더]


ㄴ. 뉴스

워싱턴주는 젠더 긍정 케어를 요청하는 청소년이 부모의 개입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는 공화당이 주도하는 트랜스 혐오 법안 제정에 대한 일종의 대항 법안으로 청소년 트랜스젠더퀴어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가출 청소년이 성별 정정과 관련한 절차를 시작할 때, 그동안 자식에게 별 관심도 없었던 부모에게 알릴 필요가 없으며 대신 주나 시에서 이들을 보살피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일각의 혐오 세력이 부모로부터 자식을 납치하는 법, 양육권을 박탈하는 법으로 알리지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켄터키의 주지사 예비선거 경선에 창며한 켈리 크래프트는 트랜스젠더퀴어 청소년을 제한하는 법률을 지지하고, 미국 혹은 켄터키의 학교 시스템에는 트랜스젠더퀴어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이름을 기억해두죠.


미국의 많은 주에서 청소년 트랜스의 성별 정정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고 있는데요. 몬타나주에서 제장한 젠더 긍정 치료를 금지하는 법에 대하, 트랜스젠더퀴어 청소년과 그들의 부모가 이 법이 주법 위헌이라고 소송을 제기했다고 합니다. 몬타나 주의 하원 의원 중 한 명인 Zooey Zephyr는 커밍아웃한 트랜스젠더 여성 의원이며, Zephyr는 이 법을 둘러싼 논쟁으로 등원이 금지되었습니다.


프랑스의 육상선수가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올림픽 출전이 금지되었습니다.

세계서핑리그는 트랜스여성의 여성 대회 참가와 관련해서, 트랜스젠더 여성은 12개월 동안 혈액 1리터 당 5나노몰 미만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유지해야 여성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이에 많은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의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 진행한 인구 조사에 따르면, 트랜스젠더퀴어가 최소 25만명으로 조사되었습니다.
2023년 3월 발표된 Just Like Us의 연구에 따르면 LGBT+ 청년의 1/4이 일을 시작할 때 벽장으로 되돌아갔다고 합니다. 트랜스젠더퀴어 청년은 56%가 직업이 없다고 했으며, 다른 조사에서는 65%가 직장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The Diversity Trust(다양성신뢰)는 브리스톨 대학과 함께 50세 이상의 트랜스젠더퀴어 건강 요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노스다코타의 공화당 주지사 Doug Burgum은 공립학교의 교사와 주정부 직원이 트랜스젠더퀴어 학생과 동료의 대명사를 무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학생이 트랜스젠더퀴어라고 알린 경우, 교사가 이 사실을 부모나 법적 보호자에게 알릴 것을 강제하며, 트랜스젠더퀴어 학생이 부모나 보호자의 사전 승인 없이 선호하는 화장실 사용도 금지합니다.
노스다코타의 또 다른 법은 트랜스젠더퀴어 여성이 공립학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여성 스포츠팀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며, 청소년에 젠더 긍정 관련 의료적 조치를 제공하는 행위를 범죄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랜스젠더퀴어 청소년과 성인이 학교, 주립대학, 교정 시설 등에서 화장실, 탈의실, 샤워 시설 등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합니다.
이것은 노스다코타만이 아니라, 최소 21개 주가 트랜스여성 운동선수의 여성 경기나 스포츠팀 참여를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최소 14개 주가 청소년의 의료적 접근을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으며, 최소 8개 주에서 트랜스가 자신이 원하는 화장실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가 바로 위에서 설명한 그러한 법을 제정했거나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18세 미만의 성별 변경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2023/05/11 12:49 2023/05/1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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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페미니즘의 대중화 이후 일군의 퀴어 혐오, 트랜스 혐오를 전면적으로 내세우는 집단이 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교수라는 직함을 단 윤김지영도 있었는데, 윤김지영은 트랜스 혐오와 여성 범주의 본질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는 주장을 전개했다. SNS에서 출발하여 오프라인의 강의, 그리고 출판, 강연 영상 등으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본질주의적 페미니즘 논리를 주장했고, 이 과정에서 트랜스 혐오에 논리와 이론을 제공했다.

이제는 회고담처럼 말해지는 이 역사에서, 나는 주변의 몇몇 지인이 내게 한 말을 잊지 못한다. 언제적 혐오 논리냐, 윤김지영을 비판하는 글을 쓰는 것도 아깝다, 비판하는 글이 오히려 윤김지영을 키워주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논리는 윤김지영이나 국지혜와 같은 이들이 트랜스 혐오를 전면에 내세우는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비판을 하지 않는 심정적 근거가 되었다.

그 심정적 근거를 아주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어떤 사건이나 상황, 논의에 개입할 때면 빈번하게 드는 고민이기도 하다. 괜히 반박글을 씀으로써 상대를 띄워주는 것은 아닐까. 괜히 판을 키워주는 것은 아닐까. 괜히 혐오의 논리를 정말로 이론적 논거로 승인해주는 것은 아닐까. 나 역시 매 순간 이런 고민을 하고, 그래서 논쟁이나 사건에 개입하기를 망설인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는 적극 참여했고 어떤 상황에서는 소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어떤 상황에서는 분노하면서도 일단은 말을 삼켰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 참여하고, 적극 발언했어야 했다고 후회한다.

지금 발생하는 사건에 개입하기. 뒤늦은 후회에도 현재에 개입하는 실천은 무척 어려운 일인데, 이와 관련한 고민은 게일 루빈의 책 『일탈』 서문에도 나와 있다. 루빈은 언제나 지금 현재에 개입하는 글쓰기를 하고 있고, 루빈의 유명한 글의 상당수도 현재에 개입하며 사유를 재편성하고자 한다. 그렇기에 루빈은 현재에 개입하는 학술적 실천의 어려움을 말하면서도 그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것은 페미니즘 연구, 퀴어 연구, 트랜스젠더퀴어 연구에 참여하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라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기도 하다. 혐오와 적대의 분위기에서 어떤 식으로 개입할 것인가라는 고민은 수세적 태도를 취하지 않으며, 내가 지지하거나 내가 속한 집단의 상황을 피해자화하지 않으면서, 상대를 악마화하지 않으면서, 내가 무조건 옳다는 오만함을 내포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논의의 가능성을 생산할 것인가와 연결된 고민이다. 이분법의 선악 구도를 거부하면서, 동시에 논의의 가능성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전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때로 고통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나는 요즘 쓰고 있는 논문의 서론을 완전히 갈아 엎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것은 개입하지 않는 태도가 어떤 여파를 만드는가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윤김지영이나 국지혜를 직접 언급하는 비판은 사실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 실명 비판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던 시기에 그 논쟁을 보고 배운 나는 실명 비판을 중요한 태도로 익혀 왔고 그래서 곧잘 인사를 나누던 지인도 실명으로 비판하는 글을 여럿 쓰기도 했다. 그러니 윤김지영이나 국지혜 같은 인물을 비판하는 것은 훨씬 쉬운 일이다. 문제는 이런 비판이 상대방의 판을 키워주는 태도라는 저어함이 결국 그들이 기고만장해질 수 있는 토대는 아니었는가라는 점이다.
2001년 하리수가 등장했을 때, 일군의 페미니스트는 트랜스젠더퀴어를 적대하는 글을 썼지만, 많은 페미니스트는 이와 관련해서 침묵했다. 그 시절 즈음 나와 친했던 페미니스트들은 하리수 혹은 트랜스젠더퀴어를 부정하는 논리를 설파했지만, 그 언어들이 직접 출판되어 남아 있는 경우는 별로 없다. 구두로만 돌았던 그 논리는 어느 순간 트랜스젠더퀴어가 인권 의제로 재편되면서 그냥 없었던 일처럼 잊혔다. 돌이켜 고민하면, 그때 적극적으로 논쟁을 히고, 논의를 해야 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당시에 내가 들었던, 혹은 사석에서만 유통되었던 트랜스젠더퀴어를 향한 적대나 혐오 논리를 공론화시켜야 했던 것은 아닐까.

혹은 2015년 이후 새롭게 부상한 트랜스 혐오 페미니즘 논의에 더 적극 개입하고 비판하며 새로운 논의 지형을 만들어야 하지 않았을까. 물론 성소수자인권포럼이니 한국여성학회의 여름캠프를 비롯하여 여러 학회와 행사에서 트랜스 혐오를 전면에 내세운 일군의 페미니스트를 비판하는 장을 마련했다. 그러니 적극적 개입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더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논의의 장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을까 반성한다. 어떤 저어함, 망설임이 2021년 초에 잇따라 발생한 죽음의 도화선은 아니었을까.

놀랍게도 이 글을 쓴 나의 의도는 트랜스 혐오 페미니즘에 적극 개입하지 않은 나의 게으름이나 주류 페미니즘의 방임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최근 서울시는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하는 결정을 했다. 그런데 이 결정이 알려지자 민주당 지지자 중 일부는 문재인 때, 혹은 민주당 정권 때는 비판 목소리를 크게 내더니 윤석열, 오세훈 때는 조용히 있다며, 이렇게 될 줄 몰랐냐고 고소하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저런 반응은 일일이 반박하기 어려울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다. 그 중 하나만 짚는다면, ‘이렇게 될 줄 몰랐냐’라는 반응은 현재의 폭압적 정치를 정당화하고 승인하는 태도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왜 너희들은 더 적극적으로 낙선운동이나 반대 운동을 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할 수 있고,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식의 태도는 패배주의적 태도, 현재의 문제를 당연시하는 태도라는 점에서 현 정권의 행태에 적극 공모하는 태도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이렇게 될 줄 몰랐냐’라는 말은 현 상황에 비판하는 위치에 있다면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나는 정확하게 지금 이 상황에 개입하는 말을 보태고 싶었다. 요즘 들어 자주하는 고민은, 예를 들어 노동조합에 가장 적대적인 정권은 윤석열과 같은 극우 정권 아니라 민주당과 같은 중도보수 정권일 때라는 점이다. 윤석열을 비롯한 국민의힘 계열 정권은 노동조합을 노골적으로 탄압한다. 그런데 민주당 정권일 때는 노골적으로 탄압하지는 않는 모양새를 취한다. 이런 점에서는 민주당이 더 문제라는 지적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민주당 지지자는 노동조합을 비롯해서 인권 단체, 시민 단체 등 시위와 항의, 저항하는 모든 세력을 적대한다. 그래서 민주당 정권일 때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이 모이는 게시판이나 댓글에는 노조, 민주노총, 시민단체, 여성단체, 페미니즘 단체, 성소수자 단체를 향한 적대와 혐오가 넘쳐난다. 하지만 국민의힘 계열이 집권을 하면, 이들의 항의와 시위는 매우 정당하고 소중한 행동이 된다. 그리고 정확하게 이런 태도가, 서울퀴어문화축제를 향한 서울시의 횡포를 두고 민주당 지지자 중 일부가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비난하는 태도의 근거라고 고민한다.

이런 이유로 현재의 정치, 지금의 논쟁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논의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저것들은 비판할 가치도 없다는 식의 태도가 ‘저것들’을 기고만장하게 만들고 커다란 세력으로 만든다. 지금 현재에 개입하지 않는 태도는 결국 간접적으로라도 ‘저것들’을 지지하는 행동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는 것은 중요하다. [50H50 칼럼]



2023/05/10 16:26 2023/05/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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