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 수강생의 토론 중에 저항과 동화를 둘러싼 논쟁이 나왔다. 물론 무조건 저항이 좋다거나 동화는 나쁘다는 식의 논쟁은 아니고 그것의 복잡한 지형을 이야기했다.

같은 수업에서 10대 여성 혹은 청소년 여성을 범죄와 구금을 둘러싼 지형을 다룬 논문을 같이 읽었다. 페미니즘 범죄학 논의에 익숙하다면 특별히 새로운 논의는 아닌데, 여성 수용인의 상당수는 가정폭력 등 폭력 피해 경험이 있고 그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생존 전략이 범죄로 구성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그 논의와 연결해서, 저항은 언제나 어떤 선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 저항은 규범이 수용하는 한도 내에서 발생할 때는 저항으로 인식되지만 그 한도를 넘어서는 순간 범죄가 된다. 다른 말로 저항에 대한 찬양은 가장 규범적인 존재의 호사로운 취향일 위험이 크다. 이 사회가, 지배규범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저항을 할 때, 이 사회와 지배 규범이 용인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저항을 할 때 저항하는 자는 범죄자가 되거나 죽음에 내몰릴 위험에 처하기 때문이다.

올 초 세상을 떠난 이들이 떠올랐다. 가장 강력하게 저항하고 가장 열심히 세상의 부조리를 폭로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애쓰던 이들은 많이 지쳤고 먼저 좀 쉬겠다며 세상을 떠났다. 저항은 멋진 것이기보다 고통스럽고 위험하고 외로운 것이리라. 나는 저항과 동화주의로 나뉘는 이분법적 사유와 태도를 경멸하고 그것은 삶을, 운동을, 복잡한 마음을 설명할 수 없다고 믿는다. 무엇보다 저항할 용기라고는 조금도 없는 나는 세상을 떠난 이들의 그림자를, 남겨진 이들의 울음을 그저 멀리서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

요즘 다른 이유로 울음을 참고 있다. 아직은 울 때가 아니라고... 소중한 사람을 위로하며 아직은 울 때가 아니라고... 이러다 울음에 체하지는 않기만 바랄 뿐이다.



2021/05/16 20:53 2021/05/16 20:53
올해 초 노트북을 새로 구입했다. 전시장에서 전시용으로 사용한 그램인데, 내가 사용하는 크롬북이 너무 무거워 애인님의 강력한 권고로, 마침 톡딜 할인으로 많이 저렴하게 나오기도 해서, 구입을 했다. 그램이라니, 노트북에선 꿈의 노트북이지 않은가... 그리고 그램은 정말 가볍다. 진짜 가볍다. 그런데 나의 메인 노트북은 여전히 크롬북이고, 그램은 수업을 할 때만 사용하고 있다. 그램은 줌을 사용하기에 쾌적하다.

나는 얼추 8년째 크롬북을 사용하고 있는데 현재 주력으로 쓰는 크롬북은 두 번째 크롬북이다. 매우 쾌적하고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6월이 되면 크롬북 지원 기간이 만료된다. 보안상으로는 문제가 없겠지만 그래도 더 이상 업데이트 지원을 받지 못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래서 여름이 되면 새로운 크롬북을 살까라는 고민을 종종 한다. 사실 처음 구매한, 이제는 8년이 되었을 크롬북도 잘 사용하고 있다. 무거운 작업은 어렵지만, 웹서핑과 원고 작업 정도는 충분히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크롬북도 향후 2년은 더 잘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럼에도 크롬북을 새로 사고 싶어하는 것은 크롬북이 주는 만족감이 크기 때문이다.

그램이 있으면서 크롬북을 사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윈도우다. 윈도우가 나는 불편하다. 물론 사무실에서는 윈도우7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개인 노트북으로 사용하기에 윈도우는 불편한 OS다. 안티바이러스부터 시작해서 관리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반면 크롬북은 관리할 것이 없다. 그냥 사용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러고보면 크롬북 이전에는 우분투 리눅스를 사용했는데, 크롬북을 사용하며 우분투 리눅스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우분투도 관리할 것이 많다. 크롬북은 관리할 것이 없다. 이것이 주는 차이는 정말 크다. 그러다보니 OS 지원 기간이 만료되는 지금, 새로운 크롬북에 욕심이 난다. 물론 나는 자금을 이유로, 새로운 크롬북은 내년이나 내후년에나 사겠지만...

아, 화장실 치우라고 퀴노아가 눈치를 줘서...




2021/05/02 16:53 2021/05/02 16:53
3월 27일 토요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트랜스젠더는 당신 곁에 있다"는 행사를 진행한다. 소식을 들은 날부터 계속 고민했다. 그날 트랜스젠더 깃발을 챙겨갈까, 논바이너리 깃발을 챙겨갈까. 변희수 하사를 기억하고 복직과 명예획복을 위한 행동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행사라 트랜스젠더 깃발을 챙겨갈까 했다. 하지만 내게 그날은 또한 이은용 작가와 기홍을 함께 기억하는 날이기도 하다. 특히 기홍은 자신을 논바이너리라고 설명했으니, 그를 기억하기 위해 나 하나 정도는 논바이너리 깃발을 들어도 괜찮겠지. 논바이너리 깃발은 몸에 두르고, 변희수 하사를 기억하는 행사의 기획에 맞춰 트랜스젠더 손깃발을 들고...

그날 트랜스 깃발이 없는 분들에게 대형 깃발과 손깃발을 좀 나눠줄까 고민이다. 비가 온다고 하니 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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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내용 없이 예전에 했던 내용을 조금 수정하는 수준에서 트랜스젠더의 역사를 줌으로 강의하는 자리를 만들어볼까...


2021/03/25 22:06 2021/03/2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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