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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뮤직을 사용한 뒤로 새로운 음악을 많이 알아 가고 있다. 한동안 알던 가수의 음악만 들었는데 덕분에 새로운 음악, 새로운 가수를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유튜브 뮤직의 음악 추천은 전에도 말한 적이 있는 듯한데, 매우 놀랍다. 나와 애인님의 음악 취향은 상당히 비슷해서 각자가 듣고 싶은 음악을 켜면 대체로 만족하며 같이 들을 수 있고 각자가 좋아하는 가수나 밴드도 상당히 많이 겹친다. 그럼에도 둘의 음악 취향이 완전히 같지는 않다. 남들이 들으면 똑같은 취향 같겠지만 해당 영역에서는 상당히 다른 것처럼. 그런데 유튜브 뮤직의  AI는 이 취향 차이를 포착한다. 그래서 내게 추천하는 음악과 애인님에게 추천하는 음악이 같을 때도 있지만 미묘하게 혹은 상당히 다를 때가 많다. 이런 추천 기술은 정말 경이롭지만 나의 취향을 나보다 데이터가더 잘 안다는 사실은 좀 미묘한 기분을 준다.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추천 기술을 매우 즐거워하는데, 그 이유는 추천해주는 밴드의 출신 국가의 범위 역시 넓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오늘 아침에 들으며 감탄한 밴드는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그룹이고, 지금 듣고 있는 밴드는 폴란드에서 활동하는 그룹이다. 오래전 챙겨 읽었던 음악 잡지에서 주로 추천하는 밴드가 미국이나 영국 중심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때는 얼마나 제한된 방식으로, 특정 국가의 스타일에 편중된 방식으로 음악을 들었나 싶기도 하다. 다른 나라의 밴드 음악 하나 들었다고 나의 음악 취향이 폭넓어지는 것도 아니고, 해당 국가의 음악을 알게 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과거의 내가 얼마나 좁았나 싶어서... 아니, 일단 다 떠나서 추천 받은 각 그룹의 음악이 너무 좋다. 그래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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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이야기. 유튜브 뮤직의 추천 음악 중 유난히 좋은 밴드가 몇 있어, 어제 밤 음원 스트리밍과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외국 사이트를 통해 음원을 구매했다. 1차로 여러 밴드를 한번에 결제하고, 직후 앨범을 2장 더 구매했는데... 곧바로 전화가 왔다. 우리카드 부정결제 예방팀... 크크크 전화를 받고 "우리카드..."라는 말에 바로 눈치채고 문제 없는 결제라고 답하며 감사하다고 했는데... 전에도 한 번 우리카드에서 부정결제를 발견하고 먼저 연락을 줘서 덕분에 카드도 바꾸고 부정결제도 막은 이력이 있어, 이번에도 믿음직. 내가 우리카드를 계속 쓴다면 바로 이것 때문이겠지. 다른 카드도 이런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겠지만, 아무래도 직접 경험하니 더 신뢰가 가는 느낌이다.


03
그나저나 예전에는 음악을 듣고 싶으면 CD를 직수입해서 들었는데(향음악사에서 직구 대행을 해줬다), 이제는 기본적으로 스트리밍으로 듣고 소장하고 싶으면 음원을 구매한다는 게... 한편으로는 가격이 저렴하고 수령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아 좋지만... 역시나 좀 아쉬움은 있다. CD를 구하고 싶어도 품절되어 더이상 들을 수 없는 것보다는 좋은 상황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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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님이 나 컴퓨터 작업을 많이 쓴다고 인체공학 키보드를 선물해줬다. 처음에 적응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실제 좀 어색하고 "B / ㅠ"키를 왼손이 아니라 오른손으로 찍던 버릇이 있어 좀 불편하지만, 확실히 손이 편하다. 며칠 쓰지 않았지만, 전에는 종일 노트북 작업을 하면 어깨가 아프도 손목도 아프고 그랬는데 이런 불편이 거의 없다. 대만족.


2021/09/12 17:00 2021/09/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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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일요일 저녁의 쓸쓸한 시간에 나의 고양이는 나를 삼각 마방진을 치듯 둘러 앉아 있다. 한 아이는 노트북 옆에 들러 붙어 노곤하게 잠을 잔다. 한 아이는 책상 건너편에 발도리를 했다가 식뻥을 굽다가 하며 지긋이 나를 바라본다. 또 한 아이는 뒤에서 계속 사고를 친다. 세 고양이가 계속 어울리고 따로 있고 놀고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 한 고양이가 우울증에 걸리지는 않겠다는 상념에 빠진다. 한 고양이가 좀 쉬려고 누우면 다른 고양이가 괴롭히다 싸움이 난다. 한 고양이가 혼자 어디선가 누워 있으면 다른 고양이가 그 옆에 누워 같이 잔다. 한 고양이는 항상 내 옆에 있어 준다. 그것이 보리일 때도 있고, 귀리일 때도 있고, 퀴노아일 때도 있지만. 나의 쓸쓸한 날에 나의 고양이는 어디선가 부산을 떨고, 어디선가 잠을 자고, 내 옆에서 끼앙끼앙 울면서 쓰다듬으라고 보챈다. 나의 고양이들. 내가 어느날 문득 서둘러 세상을 떠나더라도 나보다 더 오래 오래 살았으면 하는 나의 고양이들. 고양이별에서 나를 기다리기보다 내가 가디리고 싶은 나의 고양이들.

안녕, 나의 소중한 고양이들.


2021/08/29 20:36 2021/08/29 20:36
죽음을 동반한 소식이 들려온 날에 대한 기억은 늘 생생하다.
나의 첫 번째 고양이가 세상을 떠난 날의 기억이 그렇고 별로 친하지 않았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날의 기억도 그렇다. 많은 퀴어 동료나 친구의 갑작스런 부고를 들었던 날도 그렇다.

갑자기 그런 기억 중 하루가 떠오른다. 그날은 정말 너무 맑았고 주변은 경쾌했는데...


2021/08/11 21:34 2021/08/1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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