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여름] 2007.08.02.목, 씨네큐브광화문 1관 B-78


※스포일러 없을 걸요;;


영화를 읽으면서, 작년 한창 화제였던 [브로크백 마운틴]보다 훨씬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퀴어영화(혹은 게이영화)라고 불러도 상관없고 성장영화라고 불러도 상관없다. 장르를 어떻게 부르건 무슨 상관이랴. 직접 고백하는 장면만 빼면, 이 정도의 애정과 눈빛은 여타의 영화에서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니까. 그저, 이 영화를 읽으며 읽길 잘 했다고 중얼거렸다.


그냥, "좋다"란 말로 끝맺고 싶은 느낌의 영화랄까. 이 영화 읽기 전에 읽은 영화, [인랜드 엠파이어]가 (많이 다른 맥락에서) "해석에 반대한다"-_-;;란 말을 중얼거리게 했다면(크크크 ;;;), 이 영화는 영화를 따라가며 드는 느낌을 그냥 내버려 두는 방식(이 느낌 자체가 해석이지만)으로 "해석하고 싶지 않다"라는 환상을 품게끔 했다. 난도질하며 어떻게든 분석하고 그래서 무언가 말할 거리를 만들지 않는 방식으로 읽고 싶은 느낌이랄까. (이건 순전히 루인의 문제인데, 항상 영화를 읽고 나면 뭔가를 써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기도 하다.)


인물들의 관계가 참 예뻤다. 시간이 흐르면(영화에선, 나이가 들면) 변하기 마련이라는 걸 깨닫는 성장통이, 예쁘게 다가왔다. 상대방도 나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그래서 좋다가도 좌절하며 헷갈리는 감정들을 품었는데, 알고 보니 상대방이 좋아하는 사람은 따로 있음을 알았을 때의 슬픔엔 짠하기도 했지만. (이 영화를 읽다가, 영화 속 인물들의 관계를 "게이"로 설정하는 순간, 감정이입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이것도 재밌는 감정이다.) 위샤우헝이 캉정싱을 질투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귀여웠다. 흐흐흐.


+
사랑과 우정이 비록 분명하게 구분이 안 가는 감정이긴 하지만, 바로 이런 모호함이 사람을 많이 힘들게 만드는 감정이기도 하다.
2007/08/03 14:18 2007/08/0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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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7/10/05 14: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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