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루인의 채식경험 혹은 채식에 대한 주변의 반응에 정치적인 맥락이 있음을 알지 못했다. 그랬기에 루인의 어떤 행동들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그저 파편처럼 흩어진 별개의 반응일 뿐이었다. 하지만 ‘불순’한 의도로 루인의 채식경험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런 흔적들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몸에 있지만 해석하지 못해 앙금처럼 가라앉아있던 흔적들을 글쓰기로 휘저으니 투명한 주체인양 착각하고 있던 과거 그리고 현재의 루인은 위치를 가지는 행위자로 변했다.


채식에 대한 글쓰기는 루인에게 이런 의미로 다가왔다. 아니, 채식경험에 대한 글쓰기만이 아니다. 루인의 경험을 읽는 모든 글쓰기는 이런 의미로 다가온다. 루인의 삶을 해석하고 그것을 문자로 표현하면서 과거의 파편처럼 흩어져 있던 흔적들이 실은 여러 가지 결로 얽혀있는 일임을.


내일 있을 세미나 발제문으로 쓴 글의 일부분
2006/01/23 23:31 2006/01/23 23:31
Trackback URL : http://runtoruin.com/trackback/295
open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