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육식을 하겠다면 같이 밥 먹으러 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날도 오겠지요.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가끔씩은, 성정체성을 커밍아웃한 사람 앞에서 이반queer/트랜스 혐오적인 발언을 농담이나 유머랍시고 하는 것과 육식하는 자리에 같이 있는 것에 별 차이를 못 느낄 때가 있거든요.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물론, 루인은 같이 밥 먹고 싶을 만큼 유명인도, 대단한 사람도, 매력적인 인간도 아니니 결국 혼자 밥을 먹겠다는 얘기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테고, "고립"을 자처하는 걸 수도 있겠지요(채식을 한다는 말에 "사회생활 어떻게 하려고?"란 얘기를 참 많이도 들었거든요). 혼자 밥 먹는 거야 익숙하거니와 좋아하는 일이니 문제될게 없겠죠. 어려운 건,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하는 문제.


때론, 채식주의를 얘기하는 건, 페미니즘을 얘기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 느껴요. 페미니즘이 옳은 건 알겠는데 그래도 페미니즘 세미나를 하거나 활동 하는 건 싫다는 반응과 채식이 좋은 건 알겠지만 실천하기엔… 하며 말을 줄이는 반응은 너무 닮아 있더라고요. 아, 다른 세계관과의 만남엔 이런 머뭇거림이 따르기 마련이죠. 하지만 채식이 좋은 건지, 옳은 건지는 모르겠어요.


누구랑 밥을 먹느냐가 문제이기도 할 거예요. 어떤 모임은 고기를 구워먹는 자리라도 참석하겠지만 어떤 모임은 사찰음식을 하는 곳이라도 참석하기 싫을 테니까요. 하지만 언젠간 이런 것과는 상관없이 육식을 한다면 함께 밥 먹지 않겠다고 말하는 날이 올 거란 예감이 들어요.


+팁..

2006/01/08 18:55 2006/01/0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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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unS  2006/01/08 19: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자친구님께서 채식주의(채식을 하는데는 각자 다른 계기가 있을텐데, 여자친구님은 동물사랑^^)에 동참하자며, 유혹의 손길을 보내오시는 상황이라, 테터센터에 글 있는거보고 들어와봤습니다. '팁'이 아주 좋네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편하게 생각하면 된다는것을 배운것 같네요. 방향성만 잃지 않으면 되지. 너무 그 과정에의 완벽함에 자신을 맞추려 힘들어할 필요는 없겠네요.
    • 루인  2006/01/09 1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슨 팁이 이래!" 하는 반응이 나올 줄 알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니 기뻐요^^
  2. 나무  2006/01/08 2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상하게(?)도 저는 채식하기로 결정하고나서 육식이 전혀 땡기지 않던걸요. 헤헤@-@
    #전 식물사랑 때문에 채식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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