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Beth Gibbons의 목소리에 잠이 깨었다. 한없이 절망적이고도 달콤한 목소리.

MD를 사용하기에, 특별히 아끼는 한 장의 MD 디스크엔 이런 날 들으면 좋을 앨범들이 들어 있다. Themselves 두 곡, Nina Nastasia 앨범 세 장, Beth Gibbons 독집, Portishead 두 장. 이렇게 담아둔 디스크는 여직 한 번도 바뀐적이 없다.

Nina Nastasia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한없이 달콤하면서 절망적인 목소리. 그래서 듣고 있으면 황홀하게 죽음으로 이를 수 있을 것만 같은 환각. 그렇게 잠이 들었다. 몸은 길 잃어 헤매고 멀리서 음악 소리만 들려왔다.

그런 새벽, Beth Gibbons의 매혹적인 목소리에 잠을 깨고 말았다. 너무도 달콤해서, 설탕을 입힌 독약 같았다. 자꾸만 먹게 되는 달콤함, 온 몸에 퍼진 독으로 다시는 깨어날 수 없는 중독.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다시 듣고 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 빗소리에 함께 울음이 묻어나는 웃음을 듣는다. 이대로 눈을 감으면 누군가 죽여줄 것만 같은 매혹에 빠진다. 바란다.
2005/08/19 10:36 2005/08/19 10:36
불안하고 설레고 우울하고 두근거리는 몸을 앓고 있다.

다시는 이러고 싶지 않은데 자꾸 이런 몸을 기억하는 몸이 옛 몸을 불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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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8 22:17 2005/08/18 22:17
"누구나 날 싫어해. 하지만 상관 없어. 난 그들에게 무관심하거든."
2005/08/17 20:00 2005/08/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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