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귀한 기회가 생겨, 퀴어 이론과 퀴어 아카이브 관련해서 토론(?) 혹은 논의를 했다. 별도의 발표자는 아니었고 논평에 가까운 위치여서 준비는 부담이 덜했지만 그럼에도 어떤 부담이 없을 수는 없어 꽤나 긴장했다.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끝나기는 했다.

나의 발표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퀴어 이론 입문이 저자의 관점, 입장, 이론을 배치하는 태도를 매우 중시한다면 정확하게 그런 이유로 퀴어 아카이브와 매우 닮았다는 점이다. 퀴어 이론 입문을 쓴다는 것은 새로운 퀴어 아카이브를 만드는 것과 같고, 그런 점에서 저자와 퀴어 아키비스트 사이에는 깊은 연결 고리가 존재한다.

그런데 행사가 끝나고 든 고민은, 퀴어 아카이브 특히 아카이브 개념을 생각보다 어려워한다는 점이었다. 아카이브는 실체가 존재하는 공간이자 기관이지만 동시에 자료를 선별하고 배치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어렵지 않겠지만 이것은 정확하게 퀴어 이론을 생산하는 태도이며, 퀴어나 비슷한 주제로 교육을 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퀴어 아카이브는 하나의 인식론이 될 수도 있지만 매우 익숙한 은유가 될 수도 있다.

아무려나 오늘 발표를 토대로 완성된 글을 고민하게 되는데 어떻게 될랑가...


2022/01/08 19:52 2022/01/08 19:52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매우 건조하다. 집은 습한 것보다 건조한 게 좋긴 하다. 일전에 살았던 집은 반지하였고 습했는데, 그래서 여름이면 화장실이며 방안 곳곳에 곰팡이가 활짝 피곤 했다. 그래서 습하기보다 건조한 집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건조해도 지나치게 건조한데, 예를 들어 물을 흠뻑 적신 수건 다섯 장을 잠들기 전에 널어 놓고 자면, 아침에 수건이 말라 비틀어져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냥 말랐다가 아니라, 말라 비틀어졌다가 정확한 표현이다.

그래서 겨울이면 가습은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된다. 예전에는 4리터 용량의 가습기를 두 개를 동시에 돌리기도 했지만 집은 건조했다. 나중에 알았는데 4리터 용량 가습기 2개를 2~3일 돌리는 것은 사막에 물을 붓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 그렇게 가습기 용량을 늘리다 작년에는 16리터 가습기, 9리터 가습기, 총 25리터의 가습기를 사용했다. 그런데 9리터 가습기는 이틀이면 물을 새로 채워야 하고, 16리터 가습기는 사흘이면 물을 새로 채워야 한다. 그러니까 사흘 동안 25리터의 물을 집에 공급하고 있는 셈인데... 문제는 습도가 40을 넘지 못한다는 데 있다. 9리터 가습기는 그냥 계속 나오는 가습기고, 16리터 가습기는 습도를 측정해서 목표 습도에 미달하면 작동하고 목표 습도를 넘어서면 중단하는 제품인데 습도가 40일 때가 별로 없다. 그래서 두 가습기는 계속 작동하고 작동하고 작동해서 사흘 동안 25리터의 물을 뿌려대고 있는데 이 집은 여전히 건조하다.

사실 바닥에 물 25리터를 뿌리면, 아니 하루에 대략 8리터니까, 이를 바닥에 쏟는다면 그건 대형 사건에 해당할 텐데... 또 다르게 생각하면, 하루 8리터 정도의 급수는 많지 않은 건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9리터 가습기 대신 24리터 가습기를 새로 들였다. 이제 16리터 가습기와 24리터 가습기 두 대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났는데... 이틀 동안 24리터 가습기는 대략 2/3의 물을 소진했고, 16리터 가습기는 대략 1/2의 물을 소진했으니, 총 24리터 정도의 물을 뿌려댔다. 하루에 12리터의 수분을 공급했다. 그런데... 아직 건조하다. 새벽에 건조해서 깰 때가 있다... 25리터 용량의 가습기를 하나 더 들여야 하는 건가... ;ㅅ;

근데 가습기와 수도관을 바로 연결에서 자동 급수가 되면 좋겠다... 물 채우는 거 너무 일이야...


2022/01/07 23:25 2022/01/07 23:25
유튜브 방송을 이것저것 듣다보면, 앞으로의 세상은 nft, 메타버스 뭐 이런 쪽으로 변해갈 거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가상자산(비트코인?)이나 nft는 아직 직접 경험한 적은 없지만 뭔지 궁금해서 개념이라도 알기 위해 이것저것 찾아 듣고 있고, 메타버스 역시 제페토나 로블록스를 사용한 적은 없지만 개념만이라도 알기 위해 이것저것 듣고 있다.

누군가는 이런 키워드가 다소 허황된 소리, 결제를 위한 키워드, 영업용/상업용 키워드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게 뭔지를 알기 위해 찾아보고는 있다. 이유는 간단한다. 몇 년 전에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빅데이터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여기저기서 빅데이터, 빅데이터라고 말하며 유행어가 되었다. 어느 만화가는 이를 기업 결제용 용어라고 말해서, 많은 사람이 감탄하기도 했다. 그리고 유행어로서 빅데이터는 사라졌다. 그리고 세상은 어떻게 되었는가? 또 몇 년 전에는 4차 산업이라는 용어가 유행했다. 4차 산업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대선후보라면 누구나 4차산업 어쩌고를 할 정도로 마치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처럼 이 용어가 유행했다. 그리고 지금은 이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래서 4차 산업은 유행어로 끝났는가?

이미 다들 알고 있듯, 빅데이터는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되었고, 코로나19를 계기로 4차 산업은 일상(의 일부)이 되었다. 유행어처럼 등장한 용어는 유행어처럼 사라진 것 같지만 사실은 사회의 일부가 되고, 일상이 되어 그냥 스며들어 있게 바뀌었다. 얼추 5년 전인가, 구글은 AI First를 외쳤는데, 지금은 AI가 대세로 변한 시대가 되었다. 그러니까 이런 유행어는 마치 사기를 치기 쉽거나, 새로운 마케팅 용어로 인식되기 쉽지만, 실제 바뀌는 세상을 알려주는 알람 같다. 그래서 nft를 직접 경험하고 있지는 않아도, 메타버스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는 않아도, 일단은 알아가려고 애쓰고 있다. 애인님이 해준 말인데, 사람이 나이가 들면 보수화된다는 것은 나이가 들면서 정치적 입장이 보수화된다기보다 바뀌는 세상을 배우지 않으려고 할 때 보수화되는 것이라고 했다. 너무 정확한 지적이었다. 내 전공을 깊이 알아가는 만큼, 바뀌는 세상을 좀 더 열심히 알아가야 하지 않을까...

큰 계획이 끝나고 나면, 코딩을 배우고 싶다. 사무실에서 교육지원을 받아서 배우면 더 좋겠지만 지원을 못 받는다고 해도 코딩 기본 정도는 배울까 싶다. 사실, 대학 1학년 때, C++ 언어 수업을 교양필수 수업으로 들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어 C학점을 받았는데... 그럼에도 이제는 코딩을 배우고 싶다. 내가 하는 일을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의 초등학생들은 코딩을 기본 교육 과정으로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20년이 지나면 소위 말하는 청년세대는 잘하건 못하건 코딩을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세대가 될 것이다. 그때 나는 코딩을 모르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일이나 '우리 때는 안 배워서 모른다'라는 식의 변명을 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변해가는 세상을 실시간으로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너무 뒤쳐져서 '새로고침'도 못하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달까.


2022/01/03 12:23 2022/01/0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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