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나보다. 조금 불안한 느낌들이 몸에 머물러 있는 거.


길을 걷다가 갑자기 가방을 열고 지갑이 있는지 확인하기 일쑤고, 문을 잠그고 나왔음에도 갑자기 불안해서 다시 돌아가서 확인해야 하나 망설이곤 한다. 단 한 번, 우산을 잃어버린(의도적인 망각일 수도 있었지만;;;) 적이 있긴 하지만, 그 외에 어디 가서 물건 한 번 잃어버린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이 불안함. 그냥 갑자기 지갑이 있는지 확인한다.


하지만 예전에도 그리고 여전히, 손에 들고 있는 지퍼파일가방을 지금 잘 챙겨들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며 불안해하곤 했다. 손에 들어 그 무게를 느끼고, 시각으로도 가방이 있음을 확인하면서도 지금 가방을 가지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해 불안에 빠지곤 한다.


주인집 연락을 받고, 다 괜찮았는데, 계단을 올라가며 마지막 계단에서, 호흡을 잠깐 중단했다. 어느 정도의 상태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막상 직접 확인하려니, 엄두가 안 났다. 히죽히죽, 웃으면서 玄牝으로 걸어갔는데…. 그래도 예상보다 상황이 괜찮아서 다행이라고 느꼈다. 아무려나, 대청소도 했으니 전화위복이려나.


결국 뒤늦은 해석이긴 하지만, 어떤 느낌들이 있긴 했다. "그 일"이 있기 며칠 전부터 자꾸만 뭔가 불안했다. 아침에 玄牝을 나서며 문을 잠글 때마다, 뭔가 두고 나온 것 같고 비우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자꾸 뒤통수를 당기는 느낌을 받곤 했다. 물론 이런 느낌 혹은 예감은 해석하기 나름이다. "그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뒤통수를 당기는 느낌은 그저 여느 때와 다름없는 불안으로 치부했겠지.


저축통장 하나, 비상금 한 푼 없는 삶이고 玄牝이라(정말, 玄牝엔 10원 한 장 없다-_-;; 크크) 별일 없었지만, "별일" 없었다는 말은 역설적이기도 하다. 킥킥.
2007/07/16 19:18 2007/07/1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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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낄낄 Tracked from Run To 루인 2007/07/16 19:19  delete
  1. 키드  2007/07/18 1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암튼 그래도 무서우셨겠어요; *오들오들*
  2.   2007/07/18 2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 일 일어나지 않아도 혼자 살 땐 종종 무서워서 온 집안 불 다 켜놓고 티비 켜놓고 그럴 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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