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바야흐로 기말논문을 제출할 시간이 다가왔다. 뭐, 요즘의 루인이야 개별연구로 읽고 있는 몇 권의 책 덕분에 정신이 없지만 이런 와중에도 기말논문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정해진 주제는 없으며 조건은 텍스트 분석. 원하는 텍스트를 수업시간에 배운 이론이나 수업시간에 배우지 않았더라도 원하는 이론으로 분석하는 글. 분량은 A4지로 7장정도.


이렇게 선택의 폭이 넓으면 욕심이 마구마구 생긴다. 학기 초만 하더라도 배수아 소설을 분석해볼까, 했다. 채식과 섹슈얼리티로 분석하면 재밌겠다 싶었거든. 영화 [300]을 분석하는 쪽글을 썼을 땐, [300]과 [음란서생]을 분석하는 글을 쓸까 했다. 상당히 진부하긴 해도, 게일 러빈(Gayle Rubin)과 버틀러(Judith Butler)를 정리한다는 기분으로 한다면, 깔끔한 논문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최근 히치콕의 [새]를 분석하는 쪽글을 썼을 땐, 이 영화를 분석하는 글을 써도 재밌겠다 싶었다. 버틀러와 프로이트, 리비에르, 에델만을 끌어들이면 무난한 기말논문을 구성할 수 있겠다 싶다. 특히나 초기 아이디어를 수업시간에 얘기했을 때 선생님이 "기발하다"란 얘길 했으니, 한 번 해봐도 재밌을 듯.


하지만 루인은 이미 한 번 언급한 텍스트를 다시 분석하는 걸 무척 지루해 한다는 거. 그래서 요즘의 관심은 [밀양]이다. 우울증과 서사(변형)구성(trans/forming)으로 [경우에 따라 언어사용과 공간에서의 위치도 함께] 분석하면 정말 재밌겠다 싶다.


아, 얼른 정해야 할 텐데. 아무래도 [새]와 [밀양] 중에서 결정할 것 같은데, 어떤 텍스트를 해야 무척 신날까?


02
요즘 읽고 싶은 영화는 네 편.


영화잡지에서 접할 수 있는 [트랜스포머].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해서 우주로봇과 싸운다는 얘기. 이런 영화에 관심이 없어 개봉예정인 줄도 몰랐고 영화잡지에서 제목을 접했을 때도 무시했는데, 문득 이 영화를 읽어야지 한 건 제목 때문. 트랜스포머transformers. 첨엔 이 영화에 심드렁했는데, transform(er)이 트랜스젠더 이론에서 자주 사용하는 용어이기도 하단 걸 깨달았을 때, 운 좋으면 의외로 재밌는 지점을 발견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가 생겼다. 어이없겠지만 이런 이유로 [트랜스포머]를 읽기로 했다. 개봉예정일은 6월 28일.


[뜨거운 녀석들]도 극장홍보영상을 읽으며 "볼까?"하는 바람이 생겼달까. 아직은 모르겠지만 의외로 재밌는 지점이 있을 것 같다는 어떤 예감. 의외로 재밌는 지점이 없더라도 가끔은 이런 영화를 읽고 싶은 바람이 생기기도 한다. 실제 읽을지 안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개봉예정일은 6월 21일.


[열세살, 수아]는 상당히 끌리는데, 상영중인 극장이 멀다. ㅠ_ㅠ 더군다나 [열세살, 수아]를 상영하는 프리머스의 홈페이지가 바이러스와 스파이웨어를 유포하는 것 같아 접속하기가 상당히 꺼려져서 극장 위치를 찾기도 힘들고. 아, 그러고 보니 스폰지하우스에서 상영하는구나. 우후후. (근데 언제가지? -_-;;) 지금 상영 중.


그토록 사랑해 마지않던 [스파이더 릴리]가 다음 주에 개봉한다! 오랜만에 씨네큐브에 가야겠다! 유후! 개봉예정일은 6월 21일.


한동안 영화관에 안 갔더니 갑자기 영화관에 가고 싶은 바람이 마구마구 생기고 있다.
2007/06/17 12:24 2007/06/1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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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무  2007/06/17 2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스파이더 릴리! 꼭 보고 말테다! 벼르고 있어요 ㅋㅋ 열세살 수아도! ㅋㅋ 그런데 1번 너무 부러워요. 저도 저런 "행복한" 고민을 하며 과제를 하고 싶은데; 학부 과제라는 게;;; 무언가 교수가 원하는 대답을 쓰는 식이라;;;; 흑흑ㅠㅠ (방학한지 일주일 됐는데, 아직 적응이 안되서, 제대로 노지도 못하고 있어요ㅠㅠ)
    • 루인  2007/06/18 22: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얼마 전에 [스파이더 릴리] 파일을 구했는데, 번역이 만족스럽지가 않더라고요. 흐흐. 역시나 극장에서 읽고, 나중에 DVD나오면 필히 소장하는 수순을 밟을 것 같아요. 헤헤.
      글고 기말논문 쓰기가, 확실히 학부에서보다는 편한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대신, 갈 수록 익숙해지거나 능숙해지기 보다는 부담감만 느는 것 같아요 ㅠ_ㅠ
  2. 지다  2007/06/18 1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세살, 수아]는 동네극장(프리머스)에서 하기에 친구랑 보기로 했고 [뜨거운 녀석들]은 한국영화 [마지막 늑대]와 비슷한 설정인거 같아요. [트랜스포머]도 기대(만!) [스파이터 릴리] 씨네큐브 너무 멀다-_-
    저도 극장 안 가다 다시 가보니 좋더라구요.
    • 루인  2007/06/18 22:41     댓글주소  수정/삭제
      주변에 괜찮은 동네극장이 많아서 부러워요. 루인이 지내는 동네엔... 흑흑 ㅠ_ㅠ
      [마지막 늑대]란 영화가 있었나 하고 찾아 봤더래요. 개봉시기를 보니 저 당시면 영화에 관심이 거의 없을 때더라고요. 흐흐. ;;;;
      극장이, 정말 은근히 중독인 것 같아요. :)
  3.   2007/06/18 2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학한지 한 달이 넘어가니 이론가들 이름만 들어도 그새 어찌나 생소하게 다가오는지;; 전 방학 모드와 학기중 모드가 너무 확연하게 분리되어 있는 것 같아요 =_= 트랜스포머는 어릴 적 만화영화의 추억 때문에 보려고요 +_+ 열세살, 수아는 극장 봐서;;
    • 루인  2007/06/18 2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꺅! 쌘님이닷! 헤헤 :)
      트랜스포머가 만화영화로 방영했었나요? 루인은 이번에 처음 들었더래요.. 흐흐 ;;
      근데 정말이지 [열세살, 수아]를 상영하는 개봉관은, 찾아가기가 만만치가 않아요. 루인의 입장에선 더더욱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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