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고 싶어...


I would shut my eyes but I've got promises to keep
길을 걸을 때면 눈을 감아. 눈을 감고 태양을 보면, 비로소 눈부시다는 걸 깨닫지. 여름이 오고 있어. 해 마다, 여름이 오는 시간을 깨달으면 불안해. 안절부절 못 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할 수 있는 것 없이 속수무책으로 맞이해야 한다는 사실만 깨달을 뿐이야.


처음부터 여름을 싫어하진 않았어. 그저 몇 해 전, 그 여름들을 보내고 나서지. "나는 펑, 하고 터질 거야"라는 말을 종일 중얼 거렸던 여름, 하루 종일 냉장고를 상상했던 그 여름, 온 몸에 꽃이 필거라고, 곰팡이 꽃이 온 몸에 필거라는 강박에 빠져 있던 여름. 그 몇 번의 여름을 보내고 난 이후, 여름이 온다는 걸 깨닫는 건 일종의 소름끼치는 순간이기도 했어. 피하고 싶어.


I can't go crazy and I can't get sane
물론 단 한 번도 미친 적은 없지만, 미치지 않을 거란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종종 지난 어떤 시절은, 적어도 제정신은 아니었구나, 싶어. 지금의 내가 그렇기도 해. 지금의 내가 미친 상태인지 제 정신인 상태인지 누가 알겠어. 몇 번의 여름이 더 지나고 나서 오늘 이 순간을 어떤 광기에 시달리고 있었구나, 라고 중얼거릴지 또 누가 알겠어.


응, 그래. 미친 적도 없지만 제정신으로 견디지도 못하고 있는 순간. 이렇게 무언가를 쓸 수라도 없었다면, 정말 미쳤을까? 정말 냉장고의 상상을 실현했을까? 그때 사실은 온 몸에 꽃이 피었던 걸까?


I've got nowhere to go but to sleep...
(…)
I've had nothing to do for years but dream

잠들고 싶어. 잠들면 좀 괜찮을 것 같아. 그냥 오랫동안 꿈을 꾸고 있었다고…. 환한 백일몽. 태양을 마주보며 꾸는 꿈. 좀, 자고 싶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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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사는 Jolie Holland의 "Nothing To Do But Dream"
음악 들으러 가기
2007/05/27 08:45 2007/05/2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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