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에 개인주문 한 Cat Power와 Nina Nastasia를 찾았다. 사는 곳 혹은 주로 거주하는 곳과 가까운 곳에 있기에 배송보다는 직접 찾으러 가는 편이다. 그렇게 매장에 가서 둘러보다가 의외의 앨범을 찾을 수도 있기에 자주는 아니어도 한 번씩은 매장에 가서 CD를 뒤적이는 걸 좋아한다. Nina Nastasia는 바로 이런 인연으로 만났다.


(그나저나 갈수록 CD를 발매하지 않거나 절판 시기가 빨라진다는 건 정말이지 속상한 일이다.)


아무튼, 이번에 구매한 두 장의 앨범의 결과는 변화이다. 루인이 무지무지 좋아하는 가수들의 신작이 모두 변화라.


Cat Power의 [The Greatest]
이 앨범을 홍보할 초기, 어떤 매장에선 캣 파워의 히트곡 모음집 혹은 베스트 앨범이란 식으로 설명할 정도로 앨범 제목이 사람을 헷갈리게 했다. 결과적으로 베스트앨범은 아니지만 '베스트'앨범이 맞다.


앨범을 사기 전엔, 공식홈페이지에서 홍보하는 첫 곡만 들었고 이전 앨범의 연장선상으로 이해했다. 곡도 상당히 괜찮았는데, 늦은 밤 玄牝으로 돌아가는 길에 상당한 위로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당한 기대를 품고 개인주문을 신청했고 받았다. 정보는 유용하지만 평점은 신뢰하지 않는 올뮤직의 평가로는 별 4개라는데… 외국의 어떤 매체는 마스터피스라고, 최고의 앨범이라고 호들갑이었다. 맞다. 이런 식의 호들갑은 신경 쓰지 않는 게 좋다. 어차피 자신의 취향이 앨범을 평가하니까.


두근거리는 몸으로 첫 곡은 "The Greatest"를 지나 다음 곡으로 갔을 때의 당혹스러움이라니. 변화를 시도했는데, 컨트리 풍 혹은 소울 풍으로 바뀌었고 얼마간의 뜨악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앨범이 별로라는 건 아니지만 가장 재미없게 듣는 장르인 미국의 컨트리 느낌이라니ㅠ_ㅠ 그래도 일주일 정도 꾸준하게 들으며 느낀 건 앨범 제목처럼 베스트 앨범이란 건 사실이구나, 였다.


베스트 앨범이라고 느낀 건, 지금까지 작업한 편곡을 변형해서 새로운 곡을 창조했다는 점에서다. '이곡은 어느 앨범의 무슨 곡이랑 편곡이 비슷한데', 라는 느낌을 자주 받는데, 이렇게 편곡 스타일을 바꿈으로서 전혀 새로운 앨범을 구성하고 있다. 그러니까 리메이크도 아니고 재탕도 아니고 과거의 느낌을 근간으로 완전히 새로운 곡으로 구성한 베스트앨범인 셈이다.


그나저나 적응하고 익숙해지면 좋게 들리려나? 누가 뭐래도 캣 파워인데! 그 목소리에 어떻게 안 끌릴 수가 있겠어! (사실 서서히 빠져들고 있다. 지금 들으면서 느낀 건, 지금까지의 앨범 중 가장 '편하게' 혹은 '무난'하게 들을 수 있을 법한 앨범이란 느낌이면서 정확하게 그 반대일 법한 앨범이란 느낌. 흐흐.)


Nina Nastasia의 [On Leaving]
앨범 발매 직전부터 호들갑이었던 니나 나스타샤 역시 이 앨범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그 변화가 절묘하다. 기존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전체적인 느낌에 변화를 줬달까. 그래서 또 한 장의 열광할 앨범을 발견했다. 우하하ㅠ_ㅠ 너무 좋아!


이 변화의 느낌은 더 밝아졌다거나 아니고 더 어두워졌다는 식이 아니라, 편곡 스타일이 바뀌었다고 할까. 현악 중심에서 피아노 중심으로 바뀌었고 그래서 전체적인 느낌이 청량한 듯 하면서도 서늘한 느낌, 피아노 소리가 가질 수 있는 이중적인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그전까지의 편곡이 현악이나 톱 등을 이용해서 신경을 긁는 듯한 편곡을 했다면 이번엔 피아노를 이용해서 몸에 깊은 파문을 일으키는 느낌을 만들고 있다.


열렬히 좋아하는 가수들 중 두 명의 신보를 접하며,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뭔가 설레고 새로운 느낌이니까. 새롭게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이전의 앨범을 새로운 느낌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니까. 으아아, 쫗아!
2006/11/25 15:50 2006/11/2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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