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태터툴즈 클래식이 아니었다면 트랙백이 왔다는 것도 몰랐겠지요. 최근 루인이 루인에게 보낸 트랙백과 같은 제목이기도 했고 워낙 트랙백이 없는 [Run To 루인]이니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었겠지요. 그러니 우선, 태터툴즈 개발자들에게 감사...:)


luvpunch님께서 보내주신 트랙백 글 "레즈비언과 트랜스젠더/섹슈얼리티"를 프린트해서 읽었어요. 모니터로 글을 읽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모니터로 읽다가 프린트를 해서 적어가며 읽어야겠다는 몸앓이를 했거든요. 읽으며 문단이나 문장마다 메모를 하면서 읽다보니, 원문의 상당부분을 퍼오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글은 링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지, 퍼오는 걸 별로 안 좋아하기에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글을 다 읽으시고 루인이 쓴 글을 지워달라고 하시면 그렇게 하기로 하고, 우선은 일부를 퍼오는 형식으로 했어요. 죄송합니다. 그렇다고 전문을 다 퍼온 것은 아니기에, luvpunch님의 글을 먼저 읽고 이 글을 읽어주세요.
(평소에 사용하는 글씨 색깔은 루인의 글, 바뀐 색은 luvpunch님의 글입니다.)


읽기..





트랙백을 받고, 글을 읽으며 기뻤어요. 루인이 아는 한 luvpunch님과 같은 문제제기를 하거나 질문을 던지는 분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죠. 이건, 활동했던 이랑이나 다른 페미니즘 그룹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트랜스/이반으로 커밍아웃을 하면 사람들 대다수가 침묵하기 마련이거든요. 누구도 관련해서 말을 꺼내지도 않고 질문하지도 않죠. 그렇다고 트랜스/이반이란 커밍아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고민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저, "아량"과 "관대함"으로 "차이를 인정해"하는 분위기일 뿐이죠. 그렇기에 침묵한 사람이 다른 자리에서 관련 혐오/공포발언을 접하기 너무 쉽죠. (다행히 최근 이런 분위기와는 다른 사람을 몇 알게 되어서 기뻐하고 있답니다. ^-^)


다만 걱정은 루인의 글이 luvpunch님께 루인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다가 갈까봐, 루인은 평소의 말하기 방식으로 썼는데 읽는 luvpunch님의 입장에선 그렇지 않고 칼날을 잔뜩 세운 방식으로 다가 갈까봐 걱정이에요. 혹시나 그렇게 다가갔다면 죄송합니다. 미리 변명을 하자면, 루인은 이런 과정을 통해 소통의 장에 들어가고 언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점에서, 특정한 독자(이 글의 수신인 혹은 읽는 사람)를 설정하지 않고 썼어요. 그래야만, 루인으로선 좀 많은 얘길 할 수 있겠다 싶어서요. 더구나, 글의 형식 자체가 루인에게 '유리'한 방식-luvpunch님께서 쓰신 글에 코멘트를 다는 형식이란 점, 죄송해요. 퍼오지 않고 하나의 글로 완성하고 싶은 욕심도 없지 않지만, 요즘 여건도 여건이거니 아직 정리가 다 되지 않은 상황이라 서요.


다시 한 번, 고마워요.
2006/05/20 15:41 2006/05/2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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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vpunch  2006/05/21 03: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짬짬이 ... 그리고 지금 세번째 읽고 난 뒤에야 덧글 남겨요. 루인님이 언어의 부족과 탄식을 느끼시면 전 어쩌나요? T_T 전 아주 미친다니까요. 하하~ orz 전 더 많이 부족해서 금방 읽고 이해될때도 있지만 두 번째 정도 읽어야 어느 정도 수긍이 될 때가 많아요. (←루인님의 글, 낯설고 어려워하는 부분의 내용들이여서 그러니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D) 프린트를 해서 제 글을 읽으셨다는게 놀라움 그 자체예요. 프린트해서 읽을 정도의 수준인가 싶기도 하고, 물론 설명에는 모니터로 보는 것이 힘들어서이지만 말입니다. 저도 지나치게 긴 글은 프린트해서 읽으니까요. ㅡ_ㅡ;

    '루인은 트랜스를 페미니즘이나 이반과 일정 정도 선을 그으려고 해요. 그건, 이 셋이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트랜스가 이반이나 페미니즘에 포섭되어 그것의 하위범주로 분류되는 것이 싫어서이지, 셋의 지향점이 그렇게까지 차이가 난다고 느끼기 때문은 아니에요' 이 부분이 읽을때마다 전 마음에 들더라구요. 저 부분을 읽기 전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이였거든요. 다른 부분도 있지만 일일이 갖다 붙이면 곤란할 듯 하여 저 부분만 살짝 알려 드려요. 이해력과 지식이 부족한 탓에 루인님의 글이 날카롭게 다가오거나 하지는 않아요. 무지의 장점이랄까요. : (

    제 질문이 파묻혀 버릴까봐 걱정되기도 했었지만 (정말 궁금했거든요. 제가 원래 호기심이 많고 궁금하면 알고 싶어지고 그래서... 이런 궁금증은 참 오래 되었어요. 편집증적인 면이 있어서 마음에 드는 블로그가 생기면, 아무리 글 수가 많아도 시간을 갖고 다 읽으려고 하거든요. 루인님의 블로그가 그 과정중이기 때문에, 모두 다 읽고 질문을 할까 하다가 중간과정을 못 이겨내고 서둘러 물어보게 된거죠. 가끔씩 비공개로 덧글 남기기도 했었는데 제가 뭐로 남겼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그래도 악담같은 건 한적이 없으니 안심하셈~ ^O^ 여러가지로 바쁘실텐데 이렇게 자세하게 글 남겨주셔서 제가 다 고마운걸요.
    • 루인  2006/05/24 1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을 쓰고 많이 걱정했어요. 그래서 한 편으론 다행이란 느낌과(그래도 괜찮은거죠? ^^;;;) 계속해서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는 느낌에 기뻤어요.
      질문은 관심과 고민에서 출발한다고 믿기에 (일테면 "동성애자들은 어떤 색을 좋아해요?"란 어이없는 질문까지도요..) 질문을 시작하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라고 느껴요. 그리고 그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을 고민하는 과정은 그간 그냥 지나친 지점들을 다시 고민할 수 있는 경험이고 스스로에게 그 질문을 던짐으로서 다른 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경험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루인은 luvpunch님께 더 많이 고마워하고 있어요^-^
  2. luvpunch  2006/05/21 0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전환수술과 호적 정정의 경우 다수가 아니라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몰랐어요. 가까이에서 트랜스젠더를 만나거나 이야기해본적은 없었으니까요. 귀동냥이 전부였고... 잘못된 편견이였다는 걸 깨달았어요. 깜박하고 잊을 뻔 했네요. 하~
    • 루인  2006/05/24 1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 어쩌면 직접 만나본 적이 없다기 보다는 상대방이 커밍아웃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쳤을 지도 모른다고 느껴요. 헤헤.
  3. luvpunch  2006/05/26 0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이건 '식스센스'가 아니던가요? +_= 게이다가 휙휙~ 돌아가는 수준이면 제 삶이 많이 편안할텐데 말입니다. ㅋ
    • 루인  2006/05/26 16:23     댓글주소  수정/삭제
      흐흐.. 아는 친구는 게이더가 발달해서 딱 보면 느낌이 온다고 하더라고요. 한편으론 부럽다는 느낌을 가졌던 적이 있어요. 게이더로 느낄 수 있다면 지금의 루인은 경험하지 못하는 또 다른 경험과 느낌을 가질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물론, 다른 "편안함"도 있고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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