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다녀왔고 청주에는 다녀오지 못했다. 죽음을 마주하는 일은 항상 어렵다. 어떤 소식은 뒤늦게 들었다. 어떤 소식은 가짜 뉴스처럼 갑자기 들려와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떤 소식은 지하철을 덜컹거리게 했다. 어느 쪽이건, 암담하기만 할 뿐이다. 어떡하지... 어떻게 살아야 하지...

계속해서 사람들이 떠나간다. 언젠가 불시에 마주칠 수 있는 이별이라면 차라리 불편할 뿐이고 내가 도망치면 된다. 그런데 아무리 다시 만나려고 해도 영원히 다시 만날 수 없는 상황은, 황망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집에 기홍씨가 보내준 유과가 있다. 지난 설, 보내준 선물이다. 비건이라고 애써 챙겨준 선물이다. 그런데 이제 나는 유과를 못 먹겠다. 그 유과가... 이제는 고인의 선물이자 유품과 비슷한 무언가가 된 유과를 볼 때마다 다른 생각이 나서 먹을 수가 없다. 그의 마지막 흔적 같아 먹을 수가 없다. 그저 집 한 곳에 계속 무거운 자리를 차지할 뿐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그럼에도 살자고 살아가자고 말하는 것 말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살아남는 게 투쟁이고, 다음을 기약하는 게 불가능한 삶이지만 그래도 살아남자고 말하는 것 말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살아남으면 더 나은 세상이 온다고 확신하지 않는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현상 유지만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살아남으면 좋겠다. 살아가는 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2021/03/07 16:38 2021/03/0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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