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학력, 출신학교가 갖는 의미는 매우 문제적이고 또 복잡하다. 그 중 하나는, 어떤 사람을 소개할 때 출신학교와 학번을 묻는 것으로 인맥을 만들거나 그 개인을 이해할 수 있다는 인식이 만연하다.
하지만 나는 어떤 개인을 기술하거나 소개할 때 출신학교를 밝히는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참 끔찍하다. 내게 그것은, 그동안 한 일이 얼마나 없고 보잘 것 없으면 학력이 유일한 소개가 될까란 의미로 읽힌다. 학력이 한 사람을 소개하는 데 있어 유일한 혹은 가장 우선되는 사항이 된다는 건 그래서 모욕적인 일이라고 판단한다. 학력이나 출신학교를 말하지 않으면 소개할 내용이 없는 걸까? 학력이 가장 먼저 소개될 내용이라면 그냥 소개를 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혹은 그 사람의 학력이나 출신학교가 그 사람의 정치적 지향이나 입장에 있어 무엇을 설명해주는 걸까? 나는 이해하지 못 한다. 물론 이것은 내가 무식하거나 무지해서 이런 판단을 할 수도 있다. 내가 어리석어서 이런 판단을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납득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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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갈 것 없이 나자신의 문제라고 조금씩 의식하기 시작해도, 프레임을 벗어던지는데 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