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사무실(연구실?)에 있는데 이맘이 물었다. 이거 먹어도 되요? 순간 멍해졌다. 왜 물어보는 걸까,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이맘이 산 것 아니었나. 머뭇머뭇하다 깨달았다. 어제 세미나를 위해 루인이 산 것이란 걸.


어젠 좀 더 심했다. 여이연 강좌 중간에 쉬는 시간. 멍하니 몸앓이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진하게 퍼지는 커피 향. 앞에 앉아있던 사람이 커피를 쏟아 루인의 물건 일부가 젖었다. 그 장면을 보며, 아, 그렇구나, 했다. 그냥 습관처럼 화장지를 꺼내 닦고 있는데 상대방이 자꾸만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하는가보다 했다. 루인에겐 아니거니 했다. 그런데 몇 번 그 소리를 듣다가 그 말의 수신인이 루인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루인에게 왜? 뭔가 잘못되었나. 그러다 한 삼십 분이 지나 강의 중에 깨달았다. 아하, 커피를 쏟았고 루인의 물건이 젖어서 그랬구나. 괜찮다는 말을 했어야 했구나. 하지만 그때까지도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커피를 쏟았고 물건이 젖어있다는 것이 무슨 의민지 인식하지 못했다. 그냥, 멍~


가방에 따로 빼놓고 다니는 물건은 개념만이 아니었다.;;;
2006/02/10 16:53 2006/02/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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