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채식주의에 관한 팁을 쓴 적이 있다. 이 글은 그 짧은 글에서 시작한다. 세미나한다고 쓴 발제문과 세미나 자리에서 우연처럼 한 "육식하는 채식주의자"란 말이 겹쳐지면서 이런 글이 나왔다.
첫 번째 글은 여기
두 번째 글은 여기





육식하는 채식주의자
―채식주의 페미니즘, 모색하며 3/4
-루인


▽이 글은 채식주의 페미니즘 세미나의 발제문과 루인의 블로그, [Run To 루인]에 쓴 글을 토대로 썼어요. 채식주의 페미니즘 세미나는 이랑 세미나의 일부가 아니라 전혀 다른 모임이랍니다.


1994년 늦은 여름 혹은 가을 즈음, 처음으로 생명과의 관계를 고민하면서, 사실은 단식을 선택할까 했다. 인간중심주의, 인간이기주의에 환멸을 느꼈고 다른 생명을 죽인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단지 먹기 위해 다른 생명을 죽인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고, 소나 돼지가 사람이 먹기 위해 존재한다면 사람은 호랑이가 먹기 위해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을 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 고민은,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접하리라 추측하는, 그럼 식물은 생명이 아닌가, 하는 문제로 연결되었다. 동물을 죽이는 것은 부당하고 식물을 죽이는 것은 안 부당한가. 이런 연유로 단식을 고민했다. 하지만 죽고 싶지 않았다. 이 죽고 싶지 않음의 ‘비루한’ 욕망으로 채식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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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3 13:48 2006/01/2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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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혹은 관계맺음에 대한 고민: 채식 Tracked from Run To 루인 2006/01/23 23:37  delete
  2. 채식주의자로 살면 불편하지 않느냐고요? Tracked from Run To 루인 2006/01/23 23:37  delete
  3. 채식주의 페미니즘으로 느끼기: 황우석과 [웰컴 투 동막골] Tracked from Run To 루인 2006/01/24 13:54  delete
  1. dogy  2006/01/23 14: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존이란 모든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죠.
    현실을 직시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생각되는군요.

    먹이사슬이라는 개념은 비단 어떤 종끼리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생명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지요.

    소가 죽지 않기 위해 식물을 먹고 사람이 죽지 않기 위해 그 소를 또 먹는 것이지요.
    그리고 언급하신 사자는 죽지 않기 위해 물리적으로 약한 사람을 잡아먹는 것이고요.

    자연이 만들어놓은 이 틀은 세상 그 어떤 생물도 벗어나본 적이 없지요.

    다만 잡아먹히는 게 싫으면 안 잡아먹히게 노력할 뿐입니다.
    식물이 채식동물에게 안 먹히기 위해 눈에 안 뛰는 구석땅에서
    자랄 수 있게 진화한 것이라든가,
    소가 육식동물에게 안 먹히기 위해 큰 덩치와 강인한 근육이 발달하게 진화한 것이라든가,
    사람이 또한 더 강한 동물에게 안 먹히기 위해 각종 무기를 발명해 온 것 같은 현실 말이지요.
  2. 이맘  2006/01/24 04: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루인의 글을 읽고 떠오른 어떤 시가 있어요. 세미나 때 가지고 갈게요 함께 나눌 기회가 있기를 바라며 :)
  3. 애드키드  2006/01/24 11: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육식하는 채식주의자. 이~ '열려 있음'이 꽤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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