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퀴어락에 올린 것입니다. 퀴어 이론과 관련하여 예전부터 완전 기초 설명서와 학술서 사이에서 적절한 책이 없다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최적의 대안이 없고요.

다른 한편, 종종 퀴어이론을 공부하고 싶은데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이왕이면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된 것 중에서요. 퀴어이론 입문서가 번역되어 있지만 여전히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여러 의미겠지요. 이미 번역된 어떤 책은 읽었다는데 의의를 둘 뿐 무슨 소리인지 전혀 모르겠다거나, 책은 여럿 있는 거 같은데 어떤 책으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거나...

제가 남들보다 더 많이 알아서 이런 무모한 일을 한 건 아닙니다. 그럴리가요. 그냥 제가 아는 걸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퀴어락에서 작성한 입문 목록이 별로라면 다른 누군가는 자신만의 목록을 만들고 공유하면 되겠지요. 더 많은 목록이 생긴다면 정말 기쁜 일이에요. 아무려나, 웹서핑으로만 지식을 습득하지 않고 체계를 갖추고 맥락화하며 퀴어 이론, 퀴어의 삶을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퀴어이론 입문을 위해 (ver.20150204)

한국에서 LGBT나 퀴어와 관련한 책은 간헐적이지만 어쨌거나 출판은 됩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동성애란 무엇인가?’와 같은 수준의 완전 입문서가 아니면서, 그렇다고 학술적 배경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학술서가 아닌 책을 찾으려고 하면, 찾기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아예 없지는 않지만 찾기가 어렵고 어쩐지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때론 어떤 것을 먼저 읽으면 좋을지 고민도 되고요.

그래서 퀴어락이 현재 소장하고 있는 단행본 및 학위논문 중에서 퀴어이론 입문으로 읽으면 좋을 책을 골라봤습니다. 어디까지나 제안이며 입문을 위한 기준은 아닙니다(당연하지요!).


선택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퀴어락이 소장하고 있는 기록물에서 골랐습니다. 그래서 목록에 있을 법한 책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목록은 종종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처럼 유명하고 중요하지만 입문으로 읽기엔 무리가 있는 책은 제외했습니다.
-한국어로 번역되었거나 한국어로 쓴 책만 선택하였습니다.
-학위논문의 경우, 생애사나 특정 문화 공간에 집중하는 논문은 상당히 많고 훌륭한 논문도 많습니다. 하지만 여기선 이론적 논의에 충실한 논문만 골랐습니다.


ㄱ. 인식론: 지식 습득에 앞서 현상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한 인식론을 공부하고 싶다면
-서지류 단행본 502 - 샌드라 하딩 『누구의 과학이며 누구의 지식인가: 여성들의 삶에서 생각하기』
-서지류 단행본 338 - 패트리샤 힐 콜린스 『흑인 페미니즘 사상 ; 지식, 의식, 그리고 힘기르기의 정치』


ㄴ. 차근차근 읽기-단행본
-서지류 단행본 617 - 애너매리 야고스 『퀴어이론: 입문』
-서지류 단행본 468 - 권김현영 외 『남성성과 젠더』
-서지류 단행본 743 - J. 잭 핼버스탬 『가가 페미니즘: 섹스, 젠더, 그리고 정상성의 종말』
-서지류 단행본 046 - 퀴어이론문화연구모임 위그 『젠더의 채널을 돌려라』
-서지류 단행본 552 - 한채윤 외 『성의 정치 성의 권리』
-서지류 단행본 105 - 토마스 라커 『섹스의 역사』
-서지류 단행본 009 - 조병희 『섹슈얼리티와 위험 연구』
-서지류 단행본 554 - 수전 웬델 『거부당한 몸: 장애와 질병에 대한 여성주의 철학』


ㄷ. 학위논문
-서지류 논문 028 - 김지혜 《레즈비언/페미니스트 관점에서 본 서구 레즈비언 이론의 발전과정과 역사적 의의에 대한 연구》
-서지류 논문 063 - 서동진 《근대 자본주의사회에서 동성애 정체성의 사회적 구성에 관한 연구》
-서지류 논문 012 - 조성배 《게이 남성의 소비 공간과 몸의 정치학》
-서지류 논문 004 - 나영정 《성전환남성(FTM)의 주체화와 남성되기에 관한 연구》
-서지류 논문 001 - 배성민 《젠더 범주의 다중성 연구》
-서지류 논문 107 - 류혜진 《젠더퀴어로서의 레즈비언 부치와 젠더 상황에 대한 연구》

2015/02/04 18:00 2015/02/04 18:00
Trackback URL : http://runtoruin.com/trackback/2832
  1. 진냥  2015/02/04 18: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맙소사 마치 절 위한 포스팅인 것만 같아요 ㅠㅠ 감동
  2. 솜writer  2015/02/04 2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초이론서로 손색이 없겠군요;ㅅ;
  3. 진오  2015/02/22 08: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라커님 책은 해부학 책을 닮은 디테일한 그림이 있던 기억이....
    • 루인  2015/02/22 2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혹자의 말에 의하면, 전반적 논의를 알고 싶으면 서론만 읽어도 충분하다던 그 책... 한국에선 절판되었지만요. ㅠㅠㅠ
open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