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엔 정말 많이 아팠다. 허리 통증과 구토와 속이 뒤집히는 느낌이 겹쳐 있었다. 그럼에도 알바는 가야 했다. 이미 목요일에 한 번 쉬었는데 다시 쉰다는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택시를 타면 시간이 더 걸린다는 말에 결국 지하철을 탔다. 출근했지만 누구도 내가 아픈지에 관심이 없고(차라리 이런 게 좋다) 그렇게 오전 근무로 끝났다. 마침 오전 근무만 하는 날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며 내일 출근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아무래도 몸이 무리지 싶었다. 집으로 돌아와 누워서 잤고 E의 도움으로 점심을 먹고 또 쉬었다. 계속 쉬었고 쉬었다. 해야 할 일이 밀리는 게 생생하게 느껴졌다. 아, 더 미루면 안 되는데, 그럼에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어젠 그럭저럭 괜찮았다. 양호하다기보다는 그냥 딱 갈림길이란 느낌이었다. 이 상태에서 관리를 잘하면 그럭저럭 무난하게 괜찮은 상태로 넘어가고 조금만 자만하면 고꾸라지는 갈림길. 월요일엔 화요일이 정말 끔찍할 미래로 예상했다. 일어나지 못 할 거라고, 결국 다시 쉴 거라고 예상했다. 고통으로 예상한 미래인 화요일엔 그럭저럭 무난한 하루였다. 단지 하루를 예상했지만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아니다. 내가 감히 무엇이라고 미래를 예상하겠는가. 나는 예언가가 아니며 나는 점쟁이가 아니다. 그러니 현재를 기반으로 한 예측, 예상, 예언은 모두 그저 현재의 내 몸이 어떤 상태인가를 강렬하게 알려 줄 뿐이다. 나의 미래는 나의 현재다. 그리고 미래가 현재가 될 때 그것은 어제 예상한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다.

참, 다행이지. 예상과 다른 미래여서 참 다행이지. 조금씩 차도를 보이는 것 같지만 아직 자만할 단계는 아니다. 근육통은 근육통 대로 여전히 통증이 있고 위염과 구토 증상은 여전히 어떤 여지를 남기고 있다. 그러니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단계다.


2014/07/16 06:15 2014/07/1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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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고  2014/07/16 09: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 아프지 말아요.
    진짜 건강이 최고의 재산ㅠ 우리에게 그것마저 없으면......ㅠ
    E의 간호 받으며 얼른 낫기를!(E도 고생이 많네......ㅠ)
    • 루인  2014/07/16 23:0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 건강이란 재산마저 잃었습니다.. 크흑.. ㅠㅠㅠ
      그래도 이젠 조금 괜찮아요! 고마워요!
      그리고 저보다 E가 진짜 고생이죠.. E가 고생이에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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