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약속에 강박적이면서도 시간 개념이 없는 편이라 새해니 송년이니 하는데 무감한 편이다. 지난 크리스마스 땐 종일 라디오를 들었으면서도 당일이 크리스마스이브인지 인식하지 못했고 2005년의 마지막 날이나 새해 첫 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냥 어느 순간, "아, 지나갔구나", 할 따름이다. 그런 루인이기에 새해 계획 같은 거 없다. 시간을 나눠서 살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루인에게 시간은 지나가는 것,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 60진법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움직이는 것이다. 루인에게만은 나이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도 그래서다. 루인을 느낄 때, 나이는 부재중이며, 루인끼리만 놀 땐 아무 의미를 발생하지 않는다(이건 다분히 노력의 산물이다). 이런 이유로 다른 누군가가 루인의 나이를 묻거나/상기시키거나 사회가 규정하는 나이에 따른 역할을 요구할 때면(“니 나이가 지금 몇 살인데 아직도 그렇게 사니”라던가 “얼른 결혼해야지”와 같은)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니 루인에게 새해란 말은 의미 없는 단어일 따름이다. 덕분에 “어떻게 새해 인사도 안 하냐”고 욕도 많이 들었다. 오래 살겠다-_-;;


그럼에도 계획을 하나 세웠다. 새해 1년의 계획이 아니라 장기 계획이다. 이쯤 되면 뭔가 거창하거나 대단히 힘든 일일 것 같은데, 맞다. 엄청 거창한 계획이다. 인터넷 사용 시간 줄이기. 크크크 -_-;;; 계산하니까, 저녁에 일이 없는 일상적인 일과에선 하루에 5시간에서 많을 땐 7시간까지 나스타샤와 논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터넷 시간을 줄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내 놓은 실질적인 방안은, 블로그엔 하루에 글 한 편만 쓰기. 믿을지 모르겠지만, 블로그에 글 한 편 올리는데 최소한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일과와 관련한 ‘간단’한 글은 좀 덜 걸린다.) 더 걸리는 날도 많다(어제 쓴 [왕의 남자]와 관련한 글처럼, 안 되는 몸 쥐어짜면서 뭔가 깨작거리며 애쓰는 경우). 이런 상황에서 글 한 편 이상 올린다는 건...;;;;


그러니 앞으로의 계획 혹은 목표는 블로그에 하루에 글 한 편만 쓰기. (하루 한 편이면서 꾸준하게 매일 쓰기란 의미를 같이 가진다.) 뭐, 이런 글을 쓰면서도 지금이 세 번째 글인가;;; 뭐, 모아서 쓴 글을 나눈 것이긴 하지만.


#루인에게 제목은 글의 압축이라기 보단, 나중에 찾기 쉽게 하려는 핵심어 같다.
2006/01/03 19:27 2006/01/0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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