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류 갑"이란 표현이 어떤 때 사용하는지 며칠 전에야 배웠습니다. 이를 테면 다른 사람이 보기엔 엄청 힘들 수도 있는 상황인데, '뭐, 어떻게 되겠지. 어쩌겠어.'라는 자세로 현재 상황을 돌파하는 것을 지칭하더라고요. 그리고 바로 그 과정에서 제가 멘탈류 갑이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전 정말 제 상황이 그렇게까지 힘든 상황이라고 믿진 않아요. 조금씩 배우고 있는 점 하나는, 그냥 묵묵히 하면 어떻게 되더라고요.


제가 멘탈류 갑이라고 해도 매일 아침 생계형 알바를 하기 위해 출근해야 하는 점은 슬퍼요. 매일 아침 바람은 제가 나가는 모습을 보며 우앙우앙 웁니다. 계속 제 손을 비비며 나가지 말라고 하죠. 그럼에도 제가 나갈 때 저를 바라보는 눈빛은 쉽게 잊을 수 없어요. 그러며 중얼거립니다, "왜 이러고 살아야 하나." 바람이 먹을 사료를 사고, 제가 먹고 지낼 식료품을 사고, 공부할 책을 사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위해 알바를 합니다. 알바를 하며 그럭저럭 힘들지 않은 삶을 살아가요. 하지만 생계형 알바가 저를 행복하게 하진 않아요. 생계형 알바에 행복을 바라는 게 무리일 수도 있지요. 전 생계형 알바와 제가 좋아하는 일을 철저히 구분해서 살기로 했으니까요. 그럼에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제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생계형 알바를 하는데, 매일 아침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라고 중얼거린다면, 이게 도대체 뭘까요. 달리 방법은 없지만 좀 갑갑해요.


2014/03/06 06:17 2014/03/06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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