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엔 상한 음식에 피는 하얀 곰팡이처럼 곱상하고 예쁜 눈이 내렸다. 소복하게 길에 쌓였고 그 길을 걸으니 즐거웠다. 눈이 내리는 밤, 통유리로 된 카페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바라본다면 더 예쁘겠다는 생각을 했다.


긴장하며 어떤 일을 집중해서 하다가 갑자기 긴장이 풀리면 기절하거나 쓰러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번 주 내내 긴장과 피곤의 연속이었다. 어머니 수술과 알바를 새로 시작하는 일로 잠시도 긴장을 놓지 못 했다. 피곤했음에도 느긋하게 푹 잘 수도 없었다. 어제 하루는 좀 여유있는 일정이었고 그래서 금요일 밤에 일찍 자서 토요일 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그럼에도 어지러웠고 눈 앞이 어둑하니 사물이 잘 안 보였다. 이대로 쓰러지는 것일까 싶은 수준. 그래서 낮에 눈을 붙였고 몇 시간을 더 잤다. 그러고 나서야 몸이 좀 괜찮았다. 피로와 긴장이 몸에 가득 쌓여있었구나...

여기서 덧붙일 내용은 긴장감 자체는 좋지만 이번 긴장감은 복잡한 심경의 긴장감이었다.


어머니는 더디지만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어제 통화를 했는데, 물론 아직 얘기를 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라서 다른 사람이 통화를 도왔다. 그런 와중에 내게 한 말, 빨리 결혼해라. 아, 온갖 복잡한 기분이 드는 말이었다. 회복이 진행될 수록 결혼하라는 말을 더 자주하겠지. 아, 싫다.

2014/02/09 06:11 2014/02/09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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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혜진  2014/02/09 23: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하하 상한 음식에 피는 하얀 곰팡이가 곱긴 곱죠ㅋㅋㅋ

    그리고 이제 몸이 좀 괜찮으시다니 다행이에요!
    • 루인  2014/02/10 23:24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며칠 전에 음식을 담아 둔 유리병에 곰팡이가 피어서 치우느라 고생했거든요..
      그래서 생생하게 떠올랐어요.. 하하 ;;;;;;;;;;; 흐흐흐

      고마워요. 더디지만 계속 회복하고 계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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