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저를 처음 보고는 잠시 당황하다가 말했습니다. 미안하지만 여자인 줄 알았다고. 상황이 상황인지라 마냥 좋아할 순 없었지만 속으론 히죽히죽 웃었습니다. 선생님, 눈썰미 짱이에요! 그나저나 머리카락 길이는 정말 짧았는데 어떤 점을 포착한 걸까요.


형제자매도 좋고 자식도 좋고 친척도 좋지만 친구란 관계는 다른 어떤 관계보다 각별하다는 느낌입니다. 친구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니까요. 가족이 울 수 없는 상황에서 울 수 있고, 다른 누가 타박하고 구박할 수 없는 상황일 때 친구는 그렇게 할 수 있으니까요. 네, 친구란 정말 소중해요. 그리고 이런 친구를 갖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죠.

이런 친구가 있다는 점에서 어머니의 삶은 성공적인지도 몰라요. 훌륭한 삶을 살아오셨고요.


병실에서 하루를 지내며 일일 드라마를 몇 편 봤습니다. 저녁 8시부터 여러 편을 본 것 같은데.. 뭔가 비슷비슷한 느낌이라 몇 편을 봤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암튼 일일 드라마를 보며 깨닫기를 정말 다들 연애를 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제가 본 드라마의 모든 인물이 연애를 하고 있거나 작업 중이더라고요. 연애가 아니면 이야기를 못 끌어가는 걸까요? 이성연애가 아니면 할 얘기, 공중파의 얘기가 없는 걸까요? 정말 궁금했어요. 뻔한 연애 얘기를 왜 그렇게 반복해서 보는 건지..

2014/02/04 06:12 2014/02/04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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