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하려는 얘기는 아니고..

어떤 상황에 대한 법적/사회적 제도가 있다는 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제도 없는 게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 때론 제도가 상황을 더 피곤하게 만들기도 한다. 트랜스젠더에게 필요한 의료조치를 제도화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일일까? 동성결혼을 제도화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일일까? 어떤 현상을 제도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지, 어떤 현상에 불이익을 야기하는 다른 어떤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중요한지는 늘 선별적/논쟁적 작업이지만, 그럼에도 고민할 부분이다.

아울러 제도가 배제한 삶이 때론 더 편하다. 제도가 규정한 욕망이 자신의 욕망이 아니라면, 제도가 배제한 삶과 나의 욕망이 일치한다면 좋은 일이기도 하다.

제도의 부재를 차별 상황이나 억압으로만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부터 조심할 일이고.

결국 또 뻔한 얘기.


2013/09/10 06:12 2013/09/10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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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트냥  2013/09/19 19: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도는 각자의 영역을 지키고 보호하거나 공격하는데 필요하지만 동시에 체계와 룰을 다지는데 있어서 필수적이나 제도로인해 되려 자신의 정체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데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지않나싶습니다!! 기존의 틀이 존재하니 그 안을 벗어나면 증말 외롭지말입니다..후우..OTL

    뜬금없지만 일부일처제는 참 싫어용..(ㅠ.ㅠ)
    덧, 질투심이 강한 뇨자라서..ㅠㅜㅋㅋㅋ
    • 루인  2013/09/20 19:5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도는 어떤 안전을 제공하는만큼이나 특정한 사람만 포섭할 뿐이니까요..

      그나저나 마지막 두 줄에서 빵.. 흐흐흐흐흐흐
      일부일처제는 참 이상한 제도지요.. 정말 이상한 제도가 많은데 관계를 규정해버리는 제도라니.. 참 기이하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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