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어떤 행위에서 전복 가능성, 규범에 균열을 낼 가능성을 찾으면 그것에 더 집중하려고 했다. 이를 테면 의료적 조치를 하지 않은 mtf가 남자화장실을 사용할 때의 위반 가능성 같은 것을 읽고 싶었다. mtf 본인에겐 썩 유쾌한 경험이 아니라고 해도 단순히 어쩔 수 없어 하는 일이라는 해석으로만 그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행위의 피곤함, 고단함, 불쾌함 등은 설명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었다. 이것을, 트랜스젠더가 겪는 차별 경험 같은 식으로 설명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가 관건이기도 하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전복 가능성, 도발 가능성에 집중하는 것이 어렵다. 고단함이, 불쾌함을 함께 설명하지 않는다면 결코 충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 내가 고단함, 불쾌함과 같은 감정을 더 많이 설명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전복행위를 하면서도 언제나 머뭇거리고 망설이고 고단함을 느끼는 상태를 더 많이 설명하고 싶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있을까?
2012/12/05 21:11 2012/12/0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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