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적은 그 책을 읽었다. [부시의 정신분석].


역시나 루인은 부시의 정신세계엔 별 관심이 없으니 그의 정신세계가 어떤지는 모르겠고-_-;; 읽는 내내 무서웠던 것은, 권력을 가진 가해자의 폭력이 작동하는 기재를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어서 이다.


이 책은 몇 가지 이유로 아쉽다. 일테면 어머니의 역할에 대해, 젠더구조에서 어떻게 "어머니"가 발명되는지에 대한 성찰 없이 근대적 "어머니"/모성을 당연한 것으로 간주하는 몰성적인 부분은 불편하다. 또한 부시의 세계관 형성에 있어 사회와의 관계를 (별로) 읽지 않고 가족의 "특수성"으로 한정짓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인다. 하지만 단편적인 사고-이분법의 세계관이 얼마나 폭력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흥미롭다.


저자도 말 하듯, 부시와 같은 사람은 드문 사람이 아니다. (읽으며 김영삼을 떠올리기도 했다. 예전에 읽은 강준만의 [김영삼 이데올로기]가 떠올라서.) 복잡한 세상을 단순하게 바라보며 우리 편 아니면 적이란 식의 사유는 [공동경비구역 JSA]와 같은 영화에서, 찬성/반대로 이분二分하는 100분 토론회(?) 같은 곳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김영삼이야 잠깐, 잠깐 떠올랐을 뿐, 정말 자주 떠오른 건, 인터넷이란 공간을 통해 너무도 자주 만나는 네티즌들이다(루인 역시 네티즌의 한 명이다). 일테면 황우석과 PD수첩 보도를 둘러싼 무시무시한 반응들. 그 반응들이 보여주는 이분법의 구조는 부시의 그것과 그렇게 멀지 않다.


안타까운 건, 아직은 정신분석이 익숙한 문법/세계관이 아니라 원하는 만큼 놀지 못했다는 것. 정신분석에 대해 모른다고 이 책이 어렵다거나 정신분석에 대한 기초지식이 필수라는 건 아니지만 루인이 원하는 지점에서 그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당연히 루인의 무지/무식에 대한 아쉬움이다.
2005/12/08 21:42 2005/12/0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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