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망설이고 있습니다. 이곳에 기록을 남겨야 하는지도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곳이 저의 흔적을 남기는 곳이라는 믿음, 저 자신을 아카이빙하는 곳이라는 믿음으로 글을 남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난 주 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정황은 다음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갑작스런 사고였고, 장례식을 치르고 삼오에 초재를 지내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서울로 돌아와선 이런저런 이유로 블로그에 글을 남기지 못 했습니다. 이메일로만 몇 분에게 연락을 돌리기 시작했고요.

장례식을 겪은 후 많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풀어가야 할 많은 이슈들이 제 몸에 박혔고요.

사실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사고가 정말 일어난 것인지, 제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때론 몸이 너무 무겁고 몸 한 곳에 뜨거운 무언가가 저를 짖누르기도 하고 때론 아무 일 없었다는 것처럼 살고 있기도 합니다.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시간이 좀 더 지나야 뭔가 제대로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전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다 어느 순간, 툭 쓰러지기도 하겠지요. 그래도 괜찮아요. 손 잡아 줄 사람이 있으니까요. 억지로 무언가를 애도하지 않고, 또 억지로 정신을 차리지도 않으려고요. 그냥 시간이 흐르면 알 수 있겠지요.

+
그나저나... 수업을 듣는 선생님에겐 소식을 알렸고 그래서 소문이 좀 났고, 고맙게도 몇 분이 장례식장에 찾아주셨습니다. 그런데 찾아준 분의 공통된 발언... "어머니는 정말 미인이고 아버지도 잘 생기셨는데..." 힝!
2012/04/27 06:16 2012/04/27 06:16
─ tag 
Trackback URL : http://runtoruin.com/trackback/1971
  1. 비밀방문자  2012/04/27 17: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루인  2012/04/30 16:48     댓글주소  수정/삭제
      집에서 전 별로예요.. ;ㅅ;

      제 때 소식을 못 전해 미안했어요. 아무려나 이렇게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제겐 정말 큰 도움이에요. 정말로요. 고마워요.

      바람은.. 요즘 수난시대죠.. 집사가 수시로 집을 비우니까요.. 흐흐 ;;;
  2. 비밀방문자  2012/04/28 0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루인  2012/04/30 16:49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마워요...
      비공개 님도 늘 건강하고 또 조심하시길 바랄게요.
  3. ㅎㅁㅈ  2012/05/01 1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멀리있어 찾아가지 못해 미안해요.
    블로그 통해서 늘 소식 보고 있어요.
    • 루인  2012/05/05 2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문자 고마워요. 답장을 할 수 없는 번호 같아 답을 못 했어요.
      멀리서 잘 지내고 있나요? 건강 잘 챙기고 늘 조심하세요.. 지금 하고 싶은 일 꼭 하면서 사시고요.
  4. 혜진  2012/05/07 07: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사고네요.
    많이 힘드실테지만, 건강 챙기시고...힘내시길 바래요...
    • 루인  2012/05/12 2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마워요.. 사실 아직 실감을 못 하고 있다는 게 가장 정확한 표현 같아요.
      조금은 어리둥절하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받아들이겠죠?

      혜진 님도 늘 건강하고 또 조심하시고요. 오래오래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길 바랄게요. :)
open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