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지난 주부터 이어진 빠듯한 일정이 대충 마무리되었다. 이제 남은 일정은 세미나 하나(확정), 회의 하나(미정)가 전부다. 누가 날 만나자고 제안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연말까지 사람 만날 일 없다. 이제 집에서 좀 뒹굴거려야지. 더디게 읽은 책은 올해가 끝나기 전 다 읽기를 바라고, 이불 속에서 추리소설도 좀 읽어야지. 후훗.


02
내년이 오면 1월과 2월에 KSCRC 퀴어 아카데미 강좌 중 세 개를 들을 예정이다. 센터 아카데미에서 공부를 하며 뿌듯하게 한 해를 시작해야지. 크크. ;; 암튼 강좌에서 만날 수 있길 바라요. :)


03
지인이 겪은 일. 허락 받고 쓰는 것.

지하철 불광역 근처 양성 관련 업무를 하는 기관에서 지인이 알바를 했다. 계약을 하기 전엔 한 달 정도 일하기로 했다. 하루에 8시간, 시간당 5,000원씩 40,000원을 받기로 했다. 업무는 어떤 프로젝트의 프로포절 작성, 예산안 작성, 프로젝트 사업 진행, 또 다른 알바 모집 및 관리 등. 하지만 기관의 업무 책임자가 일이 많다면서 좀 더 길게 일하자고 제안했고 실제 근무 기간은 얼추 두 달 가량이었다. 그렇다면 일한 기간만큼 알바비를 지급하면 간단한 일이다(알바비가 말도 안 되는 금액이지만 논외로 하자). 하지만 사업 책임자는 한 달치 알바비만 지급하겠다며 그 이상은 지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두 달 동안 하루 여덟 시간만 일했을까? 지인은 수시로 야근하고 주말에도 출근해서 일을 했다고 한다.

알바 기간 중, 타지역에서 일주일 가량 행사를 진행했다. 그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고 마무리하기 위해 고용된 알바라 참석은 당연했다. 지인의 차비와 식대는 예산안에 포함되어 있었다. 지인이 직접 예산을 작성했기에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비와 식대 지급은 기본 상식이다. 그러니 당연히 차비와 식대가 지급될 것으로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책임자는 차비(식대였던가;;)를 지원할 수 없다고 하여 결국 자비를 들였다고 한다. 아울러 행사 진행을 위해 알바를 추가로 고용했고 각자에게 6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비용을 책정했다(업무와 조건에 비해 많은 비용은 아님). 그런데 책임자는 60만 원을 모두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이로 인해 지인과 책임자가 싸우기도 했단다.

여기까지만으로도 열받는데...

책임자는 어떻게든 지인에게 일을 더 시키려고 했지만, 지인은 간신히 일을 마무리하고 끝냈다. 그런데 그 며칠 후 갑자기 전화를 해선, 마무리 안 된 일이 있어서 나와줘야겠다고 지인에게 말했단다. 출근했더니, 마무리 안 된 일이 아니라, 갑자기 일이 생겼는데 하루 좀 도와달라며 일을 맡겼다고 한다. 그 일에 따른 비용 지급 관련해선 아무런 얘기가 없었고, 지인은 밥도 못 먹고 일하고 있는데 전화를 했던 책임자는 혼자 점심을 먹으러 갔다고 한다.

이번 주까지는 알바비를 지급하겠다는 말은 했다지만 어떻게 될는지. 그리고 얼마를 지급할는지.

어느 기관인지 모르겠지만, 혹시나 그 기관에서 알바를 할 일이 생기면 조심하세요.


04
길고양이, 동네고양이에게 겨울은 추위만이 유일한 어려움인 줄 알았다. 추위 만큼이나 물도 문제다.

문 앞에 사료와 함께 물을 내놓고 있는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물이 언다. 물을 내놓고 한 시간 정도만 지나도 얼음물. 물을 내놓은 직후에 고양이가 밥을 먹으러 왔다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얼기 시작했을 때 왔다면 얼음물을 마셔야 한다. 이 추운 겨울 얼음물이라니. 24시간 따뜻한 물을 줄 수 없을까 고민하지만 불가능한 일. 그나마 아침 일찍 와서 미지근한 물이라도 마실 수 있길 바랄 뿐이다.


05
오늘 아침엔 밥을 주려고 나갔는데... 우선 물을 주고 잠시 방으로 들어왔더니 야아옹,하고 우는 소리가 들렸다. 누굴까 하고 나갔더니 융! 오랜 만이다. :) 이 추운 겨울 무사히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서둘러 밥그릇을 채우고, 닭고기 간식을 더 줬다. 맛있게 잘 먹으렴.


06
크리스마스엔 고양이와 함께 골골거리세요. :)
2011/12/22 09:37 2011/12/2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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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고  2011/12/22 2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
    지인이 싸워서 끝까지 그 알바비를 쟁취하시길 바랄게요ㅠ

    뜨거운 물을 커다란 곳에 부어놓으면 물이 좀 느리게 언다던데ㅠ 그렇게 커다란 곳을 찾기가 힘들겠네요ㅠ
    • 루인  2011/12/24 09:17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알만한 기관인데 이렇게 착취하고 악질일 줄 상상도 못 했어요. 기관 전체가 문제인지 담당 책임자만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암튼 계약한 알바비라도 제대로 받으면 좋겠어요.

      커다란 것을 집 앞에 내놓기도 그렇거니와 어차피 얼긴 마찬가지예요.. ㅠㅠㅠ
  2. 혜진  2011/12/27 0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악질이네요. 어떻게 사람을 저렇게 당연하다는 듯이 착취를 하죠? 어디 신고 안되나요?
    알바하신 분 정말 억울하시겠어요.

    고양이 물...흠...문제네요...
    • 루인  2011/12/27 1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마 신고도 어려울 거예요. 잘은 모르겠지만요.. 암튼 정말 이런 악질이 있나 싶어요. 듣는데 어이가 없어서 울컥하더라고요.
  3. 비밀방문자  2011/12/27 1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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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인  2011/12/27 18:54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아.. 전구.. 전선을 뽑아낼 없으니 어려울 듯해요.. 그러고 보니 전선을 뽑아낼 수 있다면 전기방석을 깔아줬을 거 같아요.. 하하. ;;;;;;;;;;;;;;;;

      지인의 알바는 정말 스팀을 뿜어요. 신고가 될지 잘 모르겠어요. 아울러 지인은 일단 받을 돈만 받고 다시는 연락을 안 하겠다고 이를 갈더라고요. 불광 쪽으로는 침도 안 뱉을 거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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