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홈페이지의 웹접근성과 관련해서, 우분투 사용자를 비롯하여 웹접근성 이슈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이메일이나 게시판 글쓰기를 통해 항의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최근 예로는 http://goo.gl/vslZo ).
저처럼 소극적인 인간(나란 인간, 팥죽을 소태죽으로 내놓아도 묵묵히 먹는 인간 _;; )으로선 무척 고마운 활동입니다.
다만 글을 쓰거나 이메일을 보낼 때 참고하셨으면 하는 내용이 있어서 짧게 적습니다.


ㄱ. 이메일이나 게시판에 글을 쓸 때, "IE에서만 쓸 수 있다, 크롬이나 파이어폭스에서도 쓸 수 있도록 수정하길 바란다"고 적으면... 못 알아 들을 가능성이 큽니다. _;;

공무원이라서 못 알아 듣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이 못 알아 듣는 것과 같은 이유로 못 알아 듣습니다. 구글에서 크롬 브라우저를 내놓았을 때(시기는 불확실;; ) 재밌는 동영상을 공개한 적 있습니다. 길에서 사람들에게 웹브라우저가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많은 이들이 "인터넷"이라고 답했죠. 그런 겁니다. "e"마크는 그냥 인터넷의 약자(응?) 혹은 인터넷에 접근하는 아이콘일 뿐입니다.;;;

웹브라우저 이름보다는 "아이폰이나 갤럭시에서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아이패드에서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읽는 사람도 와닿을 테고요. 공공기관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사람이 웹브라우저는 몰라도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어려움은 쉽게 이해하니까요. _;;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당장 변할 것 같진 않습니다. 공공기관은 정부 예산으로 운영하는 곳이고, 예산이 책정되어야 뭘 해도 할 수 있으니까요.


ㄴ. 그래서 압박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장애인차별금지법입니다. 홈페이지 웹접근성과 관련해서 몇몇 공공기관은 장차법 조항으로 홈페이지 리뉴얼을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장차법 시행령: http://goo.gl/uWGfT

법 20조, 21조 및 시행령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웹접근성을 지켜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국가기관을 비롯한 여러 공공기관이 웹접근성을 무시하고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있지요. 해당기관마다 유예기간이 있긴 하지만, 유예기간을 넘겨도 지키지 않았을 경우, 엄밀하게는 법률 위반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이 부분은 좀 더 확인해야 할 부분이니 조심스러운 표현입니다).

홈페이지 관리 담당자가 공무원이란 점을 감안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방법은 "법과 시행령이 있는데 기관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느냐"와 같은 식입니다. 공무원 집단이 매우 갑갑한 집단이지만, 어쨌거나 법은 지켜야 하는 집단이지요. 그래서 법을 들먹이며 질문하거나 요청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가 있습니다.

공무원이라해서 현행법을 다 아는 건 아닙니다. 단순 행정업무를 처리하느라 현행법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애 이슈, 웹접근성 이슈에 무관심한 사람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지요. 그래서 관련 법을 직접 언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 웹접근성과 관련해서 장차법을 얘기하는 이유는 관련 법이 있다는 점을 환기하기 위해서기도 하지만, 장애이슈가 장애인만을 위한 이슈는 아니란 점을 환기하기 위해서기도 합니다. 공공기관에 문제제기하는 분 중에 평소 장애 이슈에 무관심하셨다면 웹접근성 이슈와 장애 이슈를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요.

장애이슈와 웹접근성과 관련해선 신현석 님이 좋은 글을 많이 쓰셨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면 http://goo.gl/lm9gN 

+글을 쓰고 보니... 제가 공무원일리는 없고요.. 흐흐. 아는 사람 중에 공무원이 있어 관련 얘기를 하다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였습니다. 이런 아이디어가 실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진 저도 모릅니다. 으하하. ;;;
2011/07/30 13:39 2011/07/3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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