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꿈을 꿨다. 리카 49재 아침에 심란한 꿈이라니...
집에 누군가 왔다. 그는 바람을 보려고 했다. 평소 바람의 애교를 알고 있는 사람 같았다. 내가 집에 들일 정도니 상당히 친한 사람이리라. 바람은 어딘가 숨어 있었다. 꿈이 아니라면 당연한 일인데 꿈에선 매우 낯선 상황이었다. 꿈에서 바람은 접대묘였다. 그렇기에 바람이 안 보여 이상했다. 찾으니 바람은 소파 아래에 있었다. 소파는 꿈에 등장한 유일한 가구였고 유일한 장소였다. 꿈의 시작과 끝은 소파가 있는 거실이었다. 난 소파 아래에 있는 바람을 꺼냈다. 이상했다. 바람의 털은 까만색과 하얀색인데, 하얀색이 진회색으로 지저분했다. 연탄에서 논 것처럼 지저분했는데 그게 얼룩이 묻는 게 아니라 털 색깔이 변한 상태였다. 얼굴도 엉망이었다. 눈을 뜨지도 못 하는 상태로 고름 범벅이었다. 그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바로 그때 꿈에서 깨어났다.
잠에서 깨어나 바람을 찾았다. 물론 바람은 건강했다. 나는 그냥 개꿈이려니 넘어가려 했다. 씻고 알바하러 가려고 할 때 문득 깨달았다. 작년에도 심상찮은 꿈을 꾼 적 있다는 것을.
저녁, 집에 돌아와 Rica, the Cat 블로그에서 검색했다. 작년에 꾼 꿈을 기록한 포스트를 다시 읽고 섬뜩했다(해당 포스트 읽기). 그때 꿈에선 리카와 바람이 급사하여 나 혼자 남겨졌다. 그때 잠에서 깨어나며 너무도 쓸쓸했단 걸,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런데 정말...
이제 와서 고백하자면 그때 꾼 꿈을 기록하며 차마 못 쓴 얘기가 있다. 난 주로 예지몽을 꾸는 편이라는 말... 난 꿈을 잘 안 꾸는 편인데 꿈을 꾸면 그게 대체로 현실에서 실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친하지도 않은 친척의 죽음을 하루 전에 미리 보는 식이다. 그래서 작년에 리카와 바람이 한 번에 떠나는 꿈을 꾼 후 무척 불안했다. 며칠 지나서도 아무 일 없었기에 그냥 개꿈이겠거니 했다. 지금 상황으로 그때 꿈을 재해석하면, 그 꿈을 꿨을 즈음 리카가 아프기 시작한 것일까? 그 즈음 리카가 그 무언가에 감염된 것일까? 하지만 바람은 지금 건강한데...
어제 아침 심란한 꿈을 꾼 후 자꾸 불안하다. 이번은 제발 헛된 꿈이길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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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조건 개꿈이어야 해요...
구출하시고는 애정이 생겨서 그 고양이를 바람과 혼동하시게 되는거 아닐까요...
나중에 또 다른 아이와 함께 사는 꿈이라고 믿을 게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