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보일러가 고장 났다. 뜨거운 물은 나오지만 순환이 안 되는지 玄牝은 싸늘한 얼음장 같았다. 우후. 그런 玄牝에서 잠드니 수시로 잠에서 깨는 것은 물론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싫더라고. 이불 밖으로 나오는 것은 곧 싸늘한 바닥에 올라서는 것이며 이불을 젖히는 것은 곧 차디찬 공기와 만나는 것이니까.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보면 차디찬 공기 때문에 잠에서 깼음에도 이불 밖으로 나오기 싫어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그 장면이 몸에 확, 와 닿았다.

보일러가 고장난지 이틀째인 오늘 아침의 경우, 맨발로 방바닥을 딛고 서있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웠다고 할까.

어제 저녁 주인아저씨에게 말했고 학교 가는 길에 보일러 고치는 분이 오는 걸 봤다(주인집에서 玄牝 열쇠를 가지고 있다). 저녁에 돌아오니, 따뜻한 玄牝. 우훗. 정말 오랜만에 냉방에서 잠드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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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30 20:31 2005/11/3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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