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오후 3시는 매우 괴로운 시간이었다.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의 시간을 힘들어했다. 그 지리멸렬한 느낌의 햇살. 살이 아픈, 마치 반짝이는 유리조각이 몸에 박힌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오후 3시의 적막함도 싫었다. 누군가는 새벽3시의 쓸쓸함을 얘기했는데, 난 오후 3시의 적막함을 싫어했다. 그래서 정신없이 바쁘길 바랐고, 아님 어디 어두운 곳에 들어가 오후 3시란 걸 잊고 싶었다.

요즘의 오후 3시는 평화롭다. 아가들이 뛰어다니고, 엄마고양이가 잠드는 모습의 방에 있노라면, 오후 3시도 견딜 만하다.

고양이와 살면서, 세계가 변했다.


2010/06/02 15:37 2010/06/0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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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혜진  2010/06/03 08: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는데, 고양이가 온 이후로는 아버지가 계속 변하고 있어요.
  2. 비밀방문자  2010/06/03 18: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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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인  2010/06/06 22:29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2시에 퇴근해요. 흐흐. 그리고 글을 쓴 날은 노는 날! 크크
  3. 비밀방문자  2010/06/03 1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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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인  2010/06/06 2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 아이디가 왠지 익숙한데 어디서 본걸까요... ;;;
      지금은 고양이가 있어서 행복이 스며들고 있어요. 헤헤
  4. M여사  2010/06/05 14: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후 세시,

    밥 먹고 배 적당히 부를 때 졸려오는 그 시간.
    아무리 몰아내도 못참겠더랍니다.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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