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제 삶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절묘한 행복. 제게 이런 행복이 찾아올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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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윗에 쓴 글의 두 배 확장판(트윗은 140자니까, 이건 280자? ;; ) 정도의 메모입니다.

서구 역사에서 걸인, 정신병자, 장애인, 퀴어/LGBT, 좁게는 트랜스젠더의 역사는 상당히 겹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느 페미니스트 장애 연구자는 걸인의 역사와 장애인의 역사는 동의어라고 말하기도 했고요. 다른 이들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장애 역사에 등장하는 이들의 일부는 트랜스젠더거나 동성애자와 겹치기도 합니다. 정확하게 겹친다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몸의 역사와 경험을 알려주죠. 이런 역사를 읽을 때마다 저는 궁금합니다. 어떤 맥락에서 이들이 별개의 범주로 나뉘었을까?

물론 성과학과 의료기획 속에서 특정 진단명을 만들고 그 진단명에 따라 개인을 특정 범주에 수렴한 역사가 있긴 합니다. 그래서 너는 동성애자, 너는 트랜스젠더, 너는 장애인 등으로 개인의 복잡한 상황을 어느 단일 범주로 수렴하죠. 근데 한 가지 궁금한 건, 이 과정에서 의학과 각 범주에 속하는 개인은 어떤 식으로 관계 맺었을까요?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 있는 개인들은 어떤 식으로 의학을 활용했을까요? 그리고 이런 분류를 적극 활용하여 분리를 강화한 집단은 없었을까요? 이 사이에서 각 범주에 속하는 이들은 어떤 논쟁을 벌였을까요?

범주에 관심이 많은 저로선 종종 이런 부분이 궁금합니다. 물론 이런 범주 논쟁에서 등장하는 몇 가지 변수가 있고, 그 변수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긴 합니다. 이를테면 트랜스젠더 논의에서 범주와 정신병 논쟁은 계급과 인종 논쟁에 가깝습니다. 미국 정신병 진단목록에 있는 성동일성장애(트랜스젠더임을 진단하는 명칭)를 삭제하자고 주장하는 이들은 정신병이 트랜스젠더를 병리화한다고 이런 해석에 거부하는 집단과 정신병이건 뭐건 간에 상관없고 정신병 진단으로 의료보험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이 더 중요하다는 집단. 즉, 상당부분 계급 논쟁이며, 미국에서 계급과 인종은 상당히 겹친다는 점에서 인종논쟁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범주용어인 트랜스젠더 역시 거의 항상 중산층 백인들이 주로 사용하고, 하위문화에선 게이란 말을 더 자주 사용한다는 점도 흥미롭죠. 그래서일까요? 레즈비언의 역사를 다룬 할버스탐 같은 이는, 미국 레즈비언 논쟁사는 계급논쟁사라고 요약하기도 했습니다.

특정 범주 내에서 이렇게 계급과 인종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면, 동성애-트랜스젠더-장애-노숙자 등과 같은 범주 구분에도 어떤 유사한 정치학이 작동하지 않았을까요? 현재는 짐작만 할 수 있습니다. 언젠간 글로 쓸 수 있겠죠. 언제가 언제일 지는 저모 모르지만요. 아하하. ;;
2010/03/06 12:27 2010/03/0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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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10/03/09 14: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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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인  2010/03/11 1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아.. 천사가 모두 얼어죽었네요... 흐흐흐. 제가 연기를 잘 한 거 같아요... 으하하 ;;;
      암튼 뭔가 즐거워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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