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모토 후미오의 소설 [블루 혹은 블루]를 읽었다. 기대 이상. 도플갱어가 소재다.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나와 다른 내가 생긴다는 아이디어.

도저히 어느 쪽으로도 선택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운 선택을 해야 할 때, 정말 또 다른 내가 생겨나 내가 선택하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그때 나와 헤어진 나는 내가 하지 않는 선택 상황에서 잘 살고 있을까? 궁금하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내가 하지 않은 선택을 살고 있는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내가 도망쳤던 또 다른 상황에서 도망치지 않은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본체'고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내가 '도플갱어'란 보장은 없다. 그렇다면 도저히 내가 기억하지 못 하는 과거의, 내가 모르는 선택을 한 나는, 나의 '본체'는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우리들이 서로 만날 가능성은 있는 걸까? 만약 우리가 만나, 서로의 삶을 서로 바꿔가며 살 수 있다면 그때 나는 내가 모르는 나의 삶을 어떻게 살 수 있을까? 하지만 내가 선택하지 않는 삶을 사는 나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서로 만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 서로의 생활을 질투하겠지. 서로 상대방의 삶이 부러워서 생활을 바꾸고 싶어 하겠지. 그러다 때때로 바꾼 삶이 너무 낯설고 괴로워서 또 다른 나를 찾아 삶을 바꾸려고 하겠지. ...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지금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 걸까?
2010/01/16 14:14 2010/01/1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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