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엔 시사IN 지난 호 중, 길고양이 특집을 다시 읽었다. (http://bit.ly/6sevqn, http://bit.ly/6ffcqB, http://bit.ly/6llQV6) 예전에도 읽었지만 어제 읽는 내용은 하나하나 새롭고 또 절실했다. 가장 큰 차이는 내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고민할 필요가 있는지,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를 새롭게 고민할 수 있었단 점이다. 이전엔 그냥 지식이었다. 혹은 그냥 기사의 일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삶이며 맺고 있는 매우 일상적인 관계다.

어젠 음식을 주는 시간이 되자, 무려 고양이 여섯이 달려왔다. 나는 매우 당황했다. 정작 내가 기억하는 리카나 카노는 내가 잠시 머무는 동안 음식을 못 먹었다. 그들 간의 서열에 밀려 가장 나중에야 먹는 듯했다. 어쩌면 마지막에 남은 음식이 없어 못 먹는지도 모른다. 내가 알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풍경을 보며 나는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혹은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의 의지만 있다면, 나는 이사를 가서도 시간을 달리하며 같은 장소에 음식을 놓아둘 수 있다. 이건 충분히 실현할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나의 의지와 나의 수입이다. 이사간 곳 냥이들에게 음식을 주지 않기로 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 너무 늦지 않게, 적어도 이사 가기 한 달 전엔 어떻게든 결론을 내려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지금 현재의 고민과 함께, 앞으로 내가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는가, 이다. 이것이 중요하다. 누구나 한 순간은 드러나게 용감할 수 있다. 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일상을 견디는 것이 더 어렵다. 나는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이미 몇 생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상황을 자초한 혹은 자처한 나는 얼마나 끈기 있게 할 수 있을까? 학교고양이들에게 주는 음식이 종종 끊기는 걸 확인할 때마다, 나는 나의 삶을 불안하게 살피고 또 살핀다.
2009/12/04 22:00 2009/12/04 22:00
Trackback URL : http://runtoruin.com/trackback/1598
open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