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긴 오나보다. 아침마다 몸이 아프도록 찬 공기에 잠이 깨고 그 찬 공기에 다시 잠이 든다. 그렇게 목이 아프고 잠들기 전엔, 전에 없이 기침을 하곤 한다. 아침과 잠들기 직전에만 기침을 하고 목이 아프고 다른 시간엔 멀쩡하거나 그냥 그런 상태로 지내는 날씨, 예전과는 다른 식으로 만나는 겨울인가 보다.

내일이면 11월이고 루인이 좋아하는 계절이다. 11월처럼 서서히 추워져 가지만 그렇다고 너무 춥지도 않은 날씨, 온도, 그런 느낌들. 11월 아침의 쌀쌀한 느낌이 좋다. 유일하게 좋아하는 계절이 11월이다.

일주일가량 그냥 칼칼한 느낌의 목을 과일의 기운으로 잘 지냈지만 오늘 새벽, 잠에서 깨어났을 정도로 찬 기운 속에서 기침을 했다. 새벽 4시 30분. 잘 깨지 않는 시간에 깨어났고 11월부터 켜야지 했던 보일러를 가동했다. 다시 잠이 들었고 알람 소리에 눈을 떴을 땐, 그래도 조금은 따뜻한 상태. 학교에 갔다 돌아와도 바닥에 온기가 남아 있는 걸 보면 얼마나 찬 바닥에서 지내온 것일까. 스스로 놀라면서 이젠 따뜻한 바닥에서 몸을 녹일 수 있는 계절이 돌아왔고 외출하면 찬 바람에 머리가 맑아질 것 같은 계절이 돌아왔음을 실감한다.

오늘 라디오 디제이들은 유난히도 10월의 마지막 날임을 강조한다. 왜일까? 루인에겐 이제 11월이라는 사실이 기쁘고 겨울이 온다는 사실이 설레지만 또 다른 의미론 그렇잖아도 외출을 좋아하지 않는 루인으로선 더더욱 玄牝에서 뒹구는 삶이 되겠지.
2005/10/31 20:28 2005/10/3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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