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9~10일 이틀간, "활동가를 위한 인권교육워크숍"에 참여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라면 성과가 있었고.


참여하기 전에는 강의를 듣는 워크숍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강의를 듣는 행사가 아니라, 참여자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며, 몸에 익히는 방식이었다. 이를 통해 방식과 의미까지 동시에 고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 상당한 노하우와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인권교육하면 강연만 떠올렸던 나로선, 배운 게 무척 많았다. 연극, 상황극, 놀이를 이용한 방법 등 다양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하여 형식과 인권교육의 의미를 새롭게 고민하고 조망할 수 있었다.


02
낯선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인사도 하고, 명함을 주고받은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행사에서 명함을 주고받았을 경우, 나중에 다시 연락하는 경우는 아직까지 없었다. 아울러 이런 행사(캠프, 워크숍, 활가대회 등등)에서 다시 만나지 않는 이상 나중에 다시 만날 가능성은 별로 없다. 특히나 인권일반을 다루는 단체가 아니라 특정 영역을 다루면서 서로 공통점이 없다는 선입견이 있을 경우(이것은 언제나 선입견인데), 다시 연락하고 만나는 경우는 별로 없더라는.


03
워크숍을 진행한 곳은, 식사가 감동 그 자체였다. 이제까지 간 워크숍, 캠프 등등을 통틀어 최고.


총 네 끼를 먹었는데, 첫 날 점심은 못 먹었다. 어차피 점심은 잘 안 먹기도 하거니와 먹을 수 있는 반찬이 없었다. 채소로 만든 반찬이 있었는데, 조리 과정에서 젓갈을 사용한 것. 그리고 저녁엔 반찬이 있었고. 여기까지는 그냥 평이하리라.


이튿날 아침엔, 야채죽이 나왔다. 근데 멸치육수를 사용한 것. 두둥. 다른 곳이라면 이럴 때 음식을 조리하는 분들이 "어쩔 수 없지"라는 식으로 반응하기 마련인데, 이곳은 달랐다. 30분 정도만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밥을 새로 해줬다! 오후엔 고기반찬이 중심이었는데, 대신 내가 먹을 수 있는 반찬을 따로 챙겨주셨고. 기본적으로 음식이 다 맛있는데다, 이 정도로 신경을 써주시니,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04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나 제안 받았다. 당연히 개인활동가로서의 제안. 참가하면 여러 가지로 배울 수 있어서 기뻤는데, 그리고 욕심이 나는 기획인데 망설이고 있다. 당장 하고 있는 일이 많을뿐더러 7월부터 거의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이런 저런 사정을 얘기하고 내가 참여할 수 있을 정도까지만 함께 하기로 했다. 물론 아직 확정한 건 아니고.


이런 고민 속에서 예전 같으면 일단 하겠다고 덜컥 수락부터 했을 텐데, 이젠 이런 저런 부분들을 조금씩 조율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이 기획에서 나의 위치와 바람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도 고민하기 시작했고.


많이 배우고 있다.
2008/05/11 13:23 2008/05/1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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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옹  2008/05/12 0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다녀오셨군요~
    좋은 시간이 되었다는게 막 느껴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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