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이미 한 번 정도는 여기에 쓴 것 같기도 한 얘기.


예전에 어떤 취미 모임에서 활동할 때 누군가가 나의 활동과 관련해서 "최고의 인사이드이자 최고의 아웃사이드"라고 말한 적이 있다. 사실 정말 그랬는지 잘 모르겠고, 이런 게 어떻게 가능할지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정말 이랬나보다. 근데 따지고 보면 나의 위치는 항상 이랬던 것 같기도 하다.


02
그러고 보면 한 모임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머물렀던 적도 별로 없는 거 같다. 그 모임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어지거나 더 이상 머물 이유가 없으면 그냥 떠났던 거 같다. 근데 내게 그런 떠남은 곧 인간관계를 단절한다는 의미란 점에서 좀 곤란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싫었던 건 아닐 때에도 모임을 매개로 만난 사람들은 그 모임과의 인연을 끝으로 사람들과의 인연도 끝냈다. 물론 우연히 만나 인사라도 하면 반갑지만, 10년 지기 친구에게도 먼저 연락하지 않는 성격이라, 먼저 연락을 안 하다 보니 그냥 인연의 끈은 희미해지고 사라졌다.


03
사람이 만든 건 유기체여야 한다. 그래서 효용이 끝나거나 더 이상 계속할 이유가 없을 때엔 끝내야지, 억지로 유지하려는 순간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고민을 한다.


04
근데 사실 나 때문이란 것 정도는 안다. 그래서 그냥 나만 사라지면 어느 정도 봉합은 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물론 봉합은 언제나 언제든 덧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임시방편이긴 하다.


05
한 곳에서 징하게 오래 머문 경험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긴 하다. 하지만 오래 머무는 건 부패하지 않을까? 이런 저런 고민을 하고 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지금 나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최선일까? 혹은 차선으로서 선택할 수 있을까? 어떤 선택을 해서 한계와 단점과 반성은 필요하기 마련. 그럼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2008/05/07 12:23 2008/05/0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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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손톱깎이  2008/05/09 1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비슷한고민을하는데.읽다가허걱했다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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