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루인"이란 이름이 지겹다는 느낌이 들었다.
첨엔 "루인"이란 이름을 선별적으로 사용하려 했다. 특정 목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만 "루인"으로 소개해야지 했다. 온라인별칭으로 시작한 이름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이름으로 만들었기에 구분해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 구분해서 사용했다. 수업 시간과 기존에 만나던 사람들에겐 법적 이름을 사용했고, 여성학/페미니즘/트랜스/퀴어 등등과 관련한 사람들과는 "루인"으로 소개했다. 이렇게 시작한 별칭이지만, 온라인 별칭을 선택할 때, 너무도 당연한 듯이 "루인"을 사용했다.
현재 상황에서, 루인의 법적 이름을 아는 사람은 셀 수 있을 정도이고, 이제 법적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법적 이름을 아는 사람들 상당수도 "루인"으로 부르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에도 "루인"으로 통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어떤 수업시간엔 출석명단에 있는 법적 이름을 말하기도 전에 "루인"을 먼저 얘기했고, 어떤 선생님은 수업을 통해서야 비로소 루인의 법적 이름을 알기도 했다. 몇 달 만에 전화해야 하는 경우, 그 사람에게 "루인"으로 소개를 해야 할지, 법적 이름으로 소개를 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던 경우도 적지 않고.
그렇게 혈연가족/친족들과 처음부터 법적 이름으로 만났고 "루인"을 알려 주고 싶지도 않은 사람들 몇을 제외하면, 만나는 사람들에게 루인은 "루인"이다(앞의 "루인"과 뒤의 "루인"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근데 언제까지 "루인"으로 지낼 수 있을까?
원하건 원하지 않건 학위논문엔 법적 이름(이하, ㄱ이라고 하자)을 기재해야 하는데, 그럼 그 논문은 누가 쓴 논문일까? 어쩔 수 없이 ㄱ은 "루인"이 쓴 글을 인용할 지도 모르는데, 그리고 "루인"과 "ㄱ"의 사용을 철저하게 분리하고 있다면, ㄱ은 "루인"의 글이 전혀 모르는 사람의 글인 것처럼 인용해도 괜찮을까? (누군가는 이런 일을 지적 사기라고 했다.) 벨 훅스는 저작권 표시에만 글로리아 왓킨스라는 법적 이름을 쓰고 그 외엔 벨 훅스란 이름으로 활동한다고 알고 있는데(학위논문에선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루인도 벨 훅스와 같은 방식으로 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까? 만약 어떤 기회에 학술논문에 논문을 기고할 일이 생긴다면 그때도 "루인"이라고 표시할 수 있을까?(만약 영어로 이름을 쓸 일이 생긴다면, 그리고 "ㄱ"이란 이름도 사용해야 한다면, "루인"과 "ㄱ"을 병행하는 방법은 이미 고안했다.)
다른 한 편, 꽤나 자주 느끼는 갈등이지만, 별칭을 부를 때면 굳이 "님"이란 식의 어미를 붙이지 않아도 부담이 덜한데 법적 이름을 부를 때면 어떤 식으로건 어미를 붙여야 할 것 같은 강박은 어떤 의미일까? 이런 어려움은 결국, 별칭과 법적 이름에 다른 무게를 부여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어떤 사람은 A란 사람을 부르면서 별칭을 부를 땐 편하게 말하고 그냥 별칭만 불렀지만 때로 A의 법적 이름을 부를 때면 나이와 성별이 드러나는 어미(일테면 "언니")를 붙였고 말도 약한 존칭을 사용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며 재밌다고 느꼈는데, 루인이 느끼는 갈등을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서도 만났기 때문이다.
법이 보증해주는 이름과 법이 인정하지 않는 이름의 무게를 느끼면서, 문득 "루인"이란 이름이 조금은 지긋하다고 느꼈다. 물론 여전히 사랑하지만. 그래서일까, 얼마 전부터 새로운 메일 아이디를 고안 중이다.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보면 인터넷을 사용할 때부터 단 하나의 아이디만 사용하고 있는 이를 만나는 경우가 있다. 처음으로 만든 아이디가 blueye라면(실제 있으려나? ;;;) 모든 메일주소부터 블로그 주소, 그리고 별칭에 이르기까지 하나로 통일한 사람. 이런 사람들을 볼 때면 대단하단 느낌과 신기하단 느낌이 동시에 든다. 루인이 지금까지 한 번이라도 사용한 아이디를 모으면, 못 해도 30~40개는 될 테니까. 사실 지금도 일주일에 최소한 한 번 이상 로그인 하는 이이디만 10개 넘으니까. 흐흐. 하긴 한땐 가입하는 사이트마다 다른 아이디를 사용했고, 아이디마다 별도의 비밀번호(심지어 전혀 다른 조합의 비번이었다)를 지정하곤 했다.
그런데 또 새로운 아이디를 고안 중이다. 첨엔 니나 나스타샤(Nina Nastasia)의 곡 중에 하나로 해야지 했다. 아이디를 듣는 순간, "니나 나스타샤 좋아하세요?"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일테면 coffeentv란 아이디를 보면 곧장 블러가 떠오르듯. 하지만 니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한국에 몇 명이나 있으려나. 흐흐흐. 그러다 불현 듯, 이미 니나와 매우 밀접한 아이디만 이미 두 개를 사용 중이란 걸 깨달았다. runtoruin을 비롯한 아이디들도 그렇거니와 "루인"이란 별칭 자체가 니나에게서 기인하니까. 어떤 의미에선 니나에게 보내는 팬심이기도 하고. 크크크. 그래서 묘력(;;;, 그러니까 캣 파워Cat Power)의 곡으로 할까 새로 고민 중이다. 루인의 법적 이름이 "이미라"면 딱 좋은 아이디가 있는데. 크크크.
아, 이렇게 여러 아이디를 사용하지만, 그래도 2000년인가 2001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아이디도 있고, 2002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아이디도 있다. 그리고 인터넷을 사용하던 초기에 메일 아이디를 참 수시로 바꿨더니 좋은 점은, 스팸메일을 받은 적이 없다는 거. gmail을 만들고 처음으로 스팸메일을 받았는데, 그래도 알아서 잘 걸러주기도 하거니와 꽤나 공개한 메일주소임에도 한달에 몇 통 정도라 신경이 안 쓰이는 수준.
+
근데 이 글, 참 산만하다. *힐끔*
첨엔 "루인"이란 이름을 선별적으로 사용하려 했다. 특정 목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만 "루인"으로 소개해야지 했다. 온라인별칭으로 시작한 이름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이름으로 만들었기에 구분해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 구분해서 사용했다. 수업 시간과 기존에 만나던 사람들에겐 법적 이름을 사용했고, 여성학/페미니즘/트랜스/퀴어 등등과 관련한 사람들과는 "루인"으로 소개했다. 이렇게 시작한 별칭이지만, 온라인 별칭을 선택할 때, 너무도 당연한 듯이 "루인"을 사용했다.
현재 상황에서, 루인의 법적 이름을 아는 사람은 셀 수 있을 정도이고, 이제 법적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법적 이름을 아는 사람들 상당수도 "루인"으로 부르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에도 "루인"으로 통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어떤 수업시간엔 출석명단에 있는 법적 이름을 말하기도 전에 "루인"을 먼저 얘기했고, 어떤 선생님은 수업을 통해서야 비로소 루인의 법적 이름을 알기도 했다. 몇 달 만에 전화해야 하는 경우, 그 사람에게 "루인"으로 소개를 해야 할지, 법적 이름으로 소개를 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던 경우도 적지 않고.
그렇게 혈연가족/친족들과 처음부터 법적 이름으로 만났고 "루인"을 알려 주고 싶지도 않은 사람들 몇을 제외하면, 만나는 사람들에게 루인은 "루인"이다(앞의 "루인"과 뒤의 "루인"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근데 언제까지 "루인"으로 지낼 수 있을까?
원하건 원하지 않건 학위논문엔 법적 이름(이하, ㄱ이라고 하자)을 기재해야 하는데, 그럼 그 논문은 누가 쓴 논문일까? 어쩔 수 없이 ㄱ은 "루인"이 쓴 글을 인용할 지도 모르는데, 그리고 "루인"과 "ㄱ"의 사용을 철저하게 분리하고 있다면, ㄱ은 "루인"의 글이 전혀 모르는 사람의 글인 것처럼 인용해도 괜찮을까? (누군가는 이런 일을 지적 사기라고 했다.) 벨 훅스는 저작권 표시에만 글로리아 왓킨스라는 법적 이름을 쓰고 그 외엔 벨 훅스란 이름으로 활동한다고 알고 있는데(학위논문에선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루인도 벨 훅스와 같은 방식으로 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까? 만약 어떤 기회에 학술논문에 논문을 기고할 일이 생긴다면 그때도 "루인"이라고 표시할 수 있을까?(만약 영어로 이름을 쓸 일이 생긴다면, 그리고 "ㄱ"이란 이름도 사용해야 한다면, "루인"과 "ㄱ"을 병행하는 방법은 이미 고안했다.)
다른 한 편, 꽤나 자주 느끼는 갈등이지만, 별칭을 부를 때면 굳이 "님"이란 식의 어미를 붙이지 않아도 부담이 덜한데 법적 이름을 부를 때면 어떤 식으로건 어미를 붙여야 할 것 같은 강박은 어떤 의미일까? 이런 어려움은 결국, 별칭과 법적 이름에 다른 무게를 부여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어떤 사람은 A란 사람을 부르면서 별칭을 부를 땐 편하게 말하고 그냥 별칭만 불렀지만 때로 A의 법적 이름을 부를 때면 나이와 성별이 드러나는 어미(일테면 "언니")를 붙였고 말도 약한 존칭을 사용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며 재밌다고 느꼈는데, 루인이 느끼는 갈등을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서도 만났기 때문이다.
법이 보증해주는 이름과 법이 인정하지 않는 이름의 무게를 느끼면서, 문득 "루인"이란 이름이 조금은 지긋하다고 느꼈다. 물론 여전히 사랑하지만. 그래서일까, 얼마 전부터 새로운 메일 아이디를 고안 중이다.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보면 인터넷을 사용할 때부터 단 하나의 아이디만 사용하고 있는 이를 만나는 경우가 있다. 처음으로 만든 아이디가 blueye라면(실제 있으려나? ;;;) 모든 메일주소부터 블로그 주소, 그리고 별칭에 이르기까지 하나로 통일한 사람. 이런 사람들을 볼 때면 대단하단 느낌과 신기하단 느낌이 동시에 든다. 루인이 지금까지 한 번이라도 사용한 아이디를 모으면, 못 해도 30~40개는 될 테니까. 사실 지금도 일주일에 최소한 한 번 이상 로그인 하는 이이디만 10개 넘으니까. 흐흐. 하긴 한땐 가입하는 사이트마다 다른 아이디를 사용했고, 아이디마다 별도의 비밀번호(심지어 전혀 다른 조합의 비번이었다)를 지정하곤 했다.
그런데 또 새로운 아이디를 고안 중이다. 첨엔 니나 나스타샤(Nina Nastasia)의 곡 중에 하나로 해야지 했다. 아이디를 듣는 순간, "니나 나스타샤 좋아하세요?"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일테면 coffeentv란 아이디를 보면 곧장 블러가 떠오르듯. 하지만 니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한국에 몇 명이나 있으려나. 흐흐흐. 그러다 불현 듯, 이미 니나와 매우 밀접한 아이디만 이미 두 개를 사용 중이란 걸 깨달았다. runtoruin을 비롯한 아이디들도 그렇거니와 "루인"이란 별칭 자체가 니나에게서 기인하니까. 어떤 의미에선 니나에게 보내는 팬심이기도 하고. 크크크. 그래서 묘력(;;;, 그러니까 캣 파워Cat Power)의 곡으로 할까 새로 고민 중이다. 루인의 법적 이름이 "이미라"면 딱 좋은 아이디가 있는데. 크크크.
아, 이렇게 여러 아이디를 사용하지만, 그래도 2000년인가 2001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아이디도 있고, 2002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아이디도 있다. 그리고 인터넷을 사용하던 초기에 메일 아이디를 참 수시로 바꿨더니 좋은 점은, 스팸메일을 받은 적이 없다는 거. gmail을 만들고 처음으로 스팸메일을 받았는데, 그래도 알아서 잘 걸러주기도 하거니와 꽤나 공개한 메일주소임에도 한달에 몇 통 정도라 신경이 안 쓰이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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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글, 참 산만하다. *힐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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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첨엔 사이트마다 다른 아이디와 비번이 별로 안 불편한데 나중엔 꽤나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몇 개의 아이디와 비번을 돌려가면서 사용하고 있어요. 흐흐.
정말 산만한 글.ㅋ 많이 더우셨나보다~
글을 다 쓰고 다시 읽으면서,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라고 중얼 거렸어요. 흐흐. 더위 먹은 티를 너무 내는 건가 싶어요. 흐흐흐. ;;;